"이제 분유보다는…" 네슬레가 눈돌린 다른 사업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 2024.06.04 06:33

저출산보다 '고령화'에 주목, 조제분유보다 고령층 영양 수요 집중

스위스 네슬레 본사에 회사 로고가 전시돼있다. /로이터=뉴스1
글로벌 유아용 조제분유업체 네슬레가 세계적인 저출산 추세로 고령 인구의 먹거리 사업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출산율이 급락하며 인구 고령화가 본격화되면서 아이보다 노인층의 먹거리가 더 돈이 된다는 판단에서다.

2일 파이낸셜타임즈 보도에 따르면 네슬레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슈나이더는 "전세계 저출산은 장기 트렌드라 50세 이상 인구가 향후 10~20년간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며 "고령 인구층의 영양 수요에 기회가 있다"고 말했다.

네슬레는 노화 인구의 주요 관심사인 체중과 근육 유지, 미세영양 보충, 혈당 조절 제품을 개발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슈나이더 CEO의 취임 전부터 단백질 파우더와 비타민 보충제, 강화 음료 등 특화된 영양식품에 투자해왔다. 네슬레뿐 아니라 다농, 마스 등 다른 식품업체들도 지난 15년간 특화 영양제와 반려동물 케어, 커피 등으로 식품 외의 사업을 다각화했다.

그러나 네슬레가 기존 주력사업인 식품부문에서 '노화'에 주목, 핵심 타깃층을 영유아나 일반 대중이 아닌 노령층으로 옮겨가는 것은 저출산·고령화로 인한 주목할 생존 전략이다. 네슬레는 지난해 순이익의 15%가 조제분유를 포함한 식품 사업에서 나왔다. 프랑스 경쟁사인 다농의 50%에 비하면 비중이 적다. 반면 성인과 의료영양 사업이 네슬레 순이익의 30%를 차지한다.


슈나이더는 "우리는 과거 우리가 시작했던 유아 영양에서 걸어나와 중년층과 그 이상의 연령층에서 기회를 포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해 네슬레는 출산율 감소를 이유로 중국 분유 공장을 폐쇄했다. 지난해 중국은 출생자보다 사망자가 200만명 더 많았다. 슈나이더는 "땅콩 우유 브랜드 인루 인수를 포함해 중국에서 몇 가지 벤처가 실패했고, 시장 점유율도 빠졌다"며 "중국에서의 지난 10년은 수많은 실수로 점철돼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했다"고 말했다.

슈나이더는 건강한 노화는 장수 그 자체뿐 아니라 노년기 삶의 질과 직결되며, 이 같은 고령화 기회가 반려동물 사업에도 적용된다고 덧붙였다. 그는 "특정 반려동물과 정이 들수록 그 수명을 최대한 보존하고 의료 문제를 피하고 싶어한다"고 밝혔다. 네슬레는 실제 고양이의 행동과 체중 변화를 기반으로 건강 상태를 감지할 수 있는 고양이용 스마트 쓰레기통 시스템을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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