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불안해" 방망이 짧게 잡은 투자자들…이것에 2조 뭉칫돈

머니투데이 김사무엘 기자 | 2024.06.04 05:56
국고채 수익률 추이/그래픽=김다나
불안한 금리 흐름이 이어지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단기채 펀드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린다. 반면 금리 하락 기대감이 크게 반영됐던 장기채 펀드는 최근 금리 반등으로 수익률이 악화하자 자금 유출이 나타나고 있다. 올해 금리 불확실성이 여전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단기물 투자에 대한 관심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4일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기준 국내 단기채 펀드(국고채·회사채·일반채) 377개의 총 설정액은 9조8516억원으로 올해 들어서 2조574억원이 순유입됐다. 최근 1년 간 설정액은 3조3133억원이 늘었고 연초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자금 유입이 계속되는 중이다.

반면 장기채 펀드 151개의 총 설정액은 4조8230억원으로 올해 968억원 유입에 그쳤다. 최근 1년 동안에는 2386억원 순유출됐고 최근 1달 동안에도 1059억원의 자금이 빠져 나갔다.

단기채와 장기채 펀드의 희비가 엇갈린 가장 큰 원인은 금리다. 최근 우호적인 경제지표와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물가가 지속되면서 금리 인하 기대감이 후퇴했고 채권 금리는 상승세로 돌아섰다. 장기채는 단기채보다 금리 변동성에 민감한 만큼 최근 금리 반등으로 인한 평가손실이 단기채에 비해 크게 나타났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고채 1년물 수익률은 올해 1월2일 3.466%에서 지난달 31일 3.41%로 5.6bp(1bp=0.01%포인트) 낮아졌지만 같은 기간 국고채 10년물은 3.306%에서 3.578%로 27.2bp 상승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금리 불확실성이 커진 상황에서 변동성이 큰 장기채에 투자하는 것보다 안정적으로 이자 수익을 추구할 수 있는 단기채가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증권가에서는 금리 변동성이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당초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올해 3~4회 금리를 내릴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현재는 1~2회 인하로 기대감이 축소된 상태다. 일부 연준 위원들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하면서 금리 불안감을 자극하기도 했다.

박민영 신한투자증권 연구원 "6월 중순까지 시장금리 변동성을 키울 재료가 다수 대기하고 있다"며 "내구재 주문, 소비 심리 등 견조한 경기 흐름이 이어지고 있고 공급자관리협회(ISM) 제조업,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모두 반등이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금리 상방 변동성에 유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단기채는 만기가 짧은 만큼 금리 변동성이 있더라도 매수한 시점의 수익률과 원금을 보장받을 가능성이 높다. 자금 회수 주기도 1년 이내로 빨라 유동성 관리에도 유용하다.

과거 초저금리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단기채에 투자하더라도 연 4~5%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어 자산배분 관점에서도 유용한 투자 수단이 될 수 있다. 특히 금리가 높은 대신 신용도가 낮은 하이일드 채권의 경우 단기물을 이용하면 상대적으로 안전하게 투자하는 것이 가능하다.

설정액 상위 주요 펀드 중에서도 금리가 높은 단기 회사채를 이용한 전략이 눈에 띈다. 패밀리 펀드 총 설정액 1조1707억원 규모의 우리하이플러스채권 펀드는 트리플B마이너스(BBB-) 등급 이상의 금리가 높은 회사채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평균 듀레이션(가중평균만기)은 0.7~1.3년으로 유지해 리스크를 관리한다. 대표 펀드의 최근 1년 수익률은 4.8%를 기록했다.

코레이트셀렉트단기채 펀드(총 설정액 6594억원)의 경우 신용등급 싱글에이2마이너스(A2-) 이상의 전자단기사채와 기업어음, 신용등급 A- 이상의 회사채 등에 주로 투자해 초과수익을 추구한다. 이 펀드 역시 최근 1년 간 5.17%의 수익을 올렸다.

김상만 하나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채권 시장은 상반기 대비 불리한 수급 여건과 부동산 PF(프로젝트파이낸싱) 구조조정 부담 등이 리스크 요인"이라며 "단기물과 우량물 조합을 통해 시장 변동성에 대비하는 전략을 추천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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