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企도 피할 수 없는 'EU 공급망실사' 인증으로 대비해야[기고]

머니투데이 장태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경영부문장 | 2024.06.04 03:25
장태연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경영부문장
국내 A사는 스포츠용 소재 및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기업으로 사업이 꾸준히 성장해 최근에 스웨덴 시장에 신규진출 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됐다.

계약 최종단계에서 스웨덴 바이어로부터 공급망 실사를 위한 글로벌 이니셔티브 요구사항 자료를 요청받아 국내 중소기업에서 받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수준 진단 결과를 제출했으나 국제적 인지도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거절 당하는 난감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다행히 A사는 국제 ESG 인증기관 'GBB'(Green Business Benchmark)의 ESG인증 취득을 지원하고 있는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의 도움을 받아 해당인증을 취득했고 신규 계약에 합의했다.

유럽연합(EU)은 올해 4월 24일 'EU 공급망 실사지침'을 통과시켰다. 기업에게 인권과 환경보호 의무를 부과하는 이 지침에 따라 국내 중소기업들도 수출을 위해서는 A사처럼 인권 및 환경 등, ESG 공급망 실사 및 제3자 검증에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이 반드시 필요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공급망 실사는 산업 생태계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공급망 전체에 걸쳐 인권 및 환경 정책 거버넌스와 관련한 위험요소를 사전에 모니터링하고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예방하고 개선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EU로 수출하는 기업 중 직원 1000명 이상, 전세계 매출액 연간 4억 5000만 유로(약 6620억원) 이상인 기업이 직접 실사대상이고 자사의 ESG 관련 리스크 뿐만 아니라 공급망에 포함된 모든 협력사의 리스크를 조사·평가 및 관리해야 한다.


이에 따라 매출 규모가 적은 하위 공급망에 포함된 많은 중소기업들도 점차 규제 대상에 포함될 전망이다. 수출 뿐만 아니라 국내 대기업에 납품을 원하는 국내 중소·중견기업들은 ESG 경영 도입을 앞당겨 추진해야 한다.

EU 공급망 실사지침 시행에 대한 대응과 해외 시장에서 지속가능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국내 중소기업들도 제3자 검증에 의한 ESG경영 체계 도입이 시급한 가운데 KCL은 글로벌 ESG 인증인 GBB의 국내 및 아시아 공식 협력기관으로 지정 받아 인증 취득 지원 및 GBB인증 골드·플래티넘 등급심사를 전담으로 수행하고 있다.

GBB 인증 획득은 GBB가 자체 평가를 통해 기업의 현 ESG 경영 상태를 파악하고 글로벌 이니셔티브 수행을 제안하면 기업이 이를 완료하는 절차로 진행된다. 기업이 실정에 맞게 비용, 활동, 이니셔티브 난이도를 선택할 수 있게 해서 ESG 경영 내재화를 돕고 기업의 현황에 맞는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제안하는 등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한다.

ESG 정책과 탄소중립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고 원활한 ESG 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소기업의 역량 강화가 관건이다. 공급망 실사가 점차 확산되면 환경문제나 인권침해 여부 등의 부정적인 요소를 제어하지 못하여 ESG 경영을 내재화하지 못한 기업은 수출 길이 막힐 수도 있다. 글로벌 공급망 ESG 플랫폼을 활용하여 글로벌 추세에 맞는 ESG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지속가능한 기업이 되기 위한 첫 걸음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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