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화학 무기 언급한 외신…"북한 오물풍선 700개 내려와"

머니투데이 이지현 기자 | 2024.06.03 11:02
북한이 지난달 28~29일에 이어 이달 1~2일에도 대남 오물 풍선을 살포하면서 전국 곳곳에서 피해 사례가 속출했다. 주요 외신들도 "북한이 '쓰레기 풍선(trash balloon)' 작전을 강화해 약 700개의 폐기물이 남한으로 떠내려왔다"며 이를 주목했다.

1일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역 인근에 북한이 보낸 대남 전단 살포용 풍선이 떨어져 있다. (독자 제공)2024.6.2/뉴스1
2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북한은 왜 쓰레기를 실은 풍선을 띄우는가?'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북한이 지난 28일부터 비무장지대 너머로 쓰레기 풍선 약 1000개를 보냈다"며 "지난 한 주 동안 북한의 행동은 냉전 시대의 전술, 선전 풍선을 되살린 것"이라고 보도했다.

NYT는 또 "한국 정부가 풍선을 만지지 말고 당국에 신고하라고 했을 때는 불길한 기운이 감돌았다"면서 "북한은 생화학 무기를 대량으로 비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 무기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이복 형인 김정남을 암살하는 데 사용됐다"고 설명했다.

외신들은 냉전 시대 남북한 간 선전전에 대해서도 조명했다. 영국 BBC 방송은 "1950년대 한국전쟁 이후 남북한 모두 선전전에 풍선을 이용해 왔다"면서 "남한의 활동가들은 북한을 비방하는 선전 외에도 현금, 북한에서 금지된 미디어 콘텐츠, 한국의 간식으로 역시 북한에서 금지된 초코파이 등까지 넣은 풍선을 날렸다"고 했다.

NYT는 "남북한은 선전으로 가득 찬 라디오 방송으로 서로의 시민들에게 영향을 미치려고 했다"며 "비무장지대에서는 밤낮으로 확성기를 통한 선전 노래가 흘러나오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같은 선전전으로 인해 남북한이 충돌한 사례도 언급됐다. AP통신은 "북한은 남측 민간인의 대북 전단에 북한의 권위주의 통치를 비판하는 선전 메시지가 담겨 있어 종종 분노로 대응한다"며 북한이 2020년 6월 일부 탈북민 단체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 삼으며 개성공단 내 남북 연락사무소 건물을 폭파한 것을 사례로 들었다.


그러면서 전문가 분석을 인용해 "북한의 풍선 살포는 남한의 보수 정부가 추진하는 강경한 대북 정책에 대한 한국 내부의 분열을 부추기기 위한 것"이라며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긴장을 더욱 고조시킬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AFP도 남북 연락사무소 폭파 사건을 언급하며 "남북한 간 선전전이 때로는 맞대응 전략인 '팃포탯(tit-for-tat)'으로 확대되기도 한다"고 짚었다. 다만 매체는 "이같은 오물 풍선 살포는 탄도 미사일 발사와 달리 유엔 제재를 위반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이 2일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 브리핑룸에서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스1
한편 대통령실은 이날 긴급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 결과 관련 브리핑을 열고 "북한의 오물 풍선 살포와 GPS 교란 행위는 정상 국가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몰상식적이고 비이성적인 도발 행위"라며 "북한이 감내하기 힘든 조치들에 착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감내하기 어려운 조치'에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방안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진다.

장호진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분명히 경고하는데 오물 풍선과 GPS 교란 같은 도발을 하지 말라는 것을 (북한에) 다시 경고한다"며 "북한의 어떠한 추가적인 도발도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북한의 김강일 국방성 부상(차관)은 2일 밤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오물풍선 살포를 잠정 중단한다면서, 한국이 다시 북한을 향해 삐라를 살포할 경우 오물풍선 살포를 재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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