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섞어 술술…140년 만에 미국 음료시장 삼킨 닥터페퍼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 2024.06.03 06:16

코카콜라-펩시콜라로 양분된 시장 지각변동

미국 청량음료 시장에서 '닥터페퍼'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며 펩시콜라와 함께 판매율 공동 2위에 올랐다. 사진은 닥터페퍼 광고의 한 장면 /사진제공=큐리그 닥터페퍼
미국 청량음료 시장에서 '닥터페퍼'가 시장 점유율을 꾸준히 늘리며 펩시콜라와 함께 판매율 공동 2위에 올랐다. 약 140년 전 첫 출시된 이후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제품이 틱톡 등 소셜미디어(SNS)에서 젊은 층의 비주류 문화와 결합하는 전략으로 대세 브랜드가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시장조사업체 비버리지 다이제스트 자료를 인용해 추가 향을 첨가하지 않은 청량음료 기본제품의 2023년 말 기준 점유율을 분석한 결과 닥터페퍼가 8.3%로 펩시콜라와 동률을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펩시콜라는 미국 청량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에 이어 수십년간 부동의 2위를 차지해 온 브랜드다. 닥터페퍼가 지난 20년간 꾸준히 점유율을 늘려오다 최근 10~20대 젊은 소비자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면서 변동이 없던 청량음료 시장의 지각변동이 일어났다고 WSJ은 진단했다. 펩시콜라가 다른 브랜드로 소비자들을 빼앗긴 것도 시장 점유율 변화를 불렀다고 봤다.

닥터페퍼는 텍사스주의 약사였던 찰스 앨더튼이 1885년 개발해 출시한 제품이다. 출시 시점으로만 놓고 보면 1886년 세상에 나온 코카콜라나 1890대 출시된 펩시콜라보다도 역사가 깊다. 하지만 미국 전역이 아닌 남부 시장에서만 잘 팔렸다.


닥터페퍼의 다양한 제품/사진=닥터페퍼 홈페이지
WSJ은 대규모 마케팅 투자와 유통 전략, 참신한 향 등을 최근 닥터페퍼의 약진 배경으로 꼽았다. 미국 청량음료 시장의 유통 체계는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로 양분돼 있는데 닥터페퍼의 판매사인 큐리그 닥터페퍼가 양측과 동시에 제휴를 맺어 판매처를 넓힌 것이 점유율 확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최근 틱톡 인플러언서들이 제작한 닥터페퍼 관련 영상이 입소문을 타면서 젊은 소비자들이 대거 늘어난 것도 주효했다. 미국의 젊은층에선 닥터페퍼에 알콜을 섞거나 페페론치노(이탈리아 고추) 등을 섞는 시도를 하는 것이 유행이다. 닥터페퍼의 선전은 일종의 '언더독'(경쟁에서 약자를 응원하는 심리)으로 볼 수도 있다고 WSJ은 짚었다. 딸기·크림 등 다양한 맛을 도입하는 등 닥터페퍼의 상품 개발 노력도 새로운 소비자를 확보하는 요인이 됐다.

한편 닥터페퍼의 급부상에도 코카콜라의 인기는 시들지 않고 있다. 2023년 말 기준 코카콜라의 미 청량음료 시장 점유율은 19.2%로 공동 2위인 닥터페퍼와 펩시콜라를 합친 것보다 높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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