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분열 시도는 파멸 자초하는 것"…미국 겨냥한 중국 국방장관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6.02 17:17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 마지막 날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중국 국방부장(장관)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에서 미국의 개입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대만의 독립 시도는 힘으로 막겠다고도 경고했다.

로이터 등 외신에 따르면 둥쥔 부장은 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마지막 날 기조연설에서 "국가 주권과 영토 완전성 수호는 중국군의 신성한 사명"이라며 "중국의 핵심 이익은 신성불가침"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교류하고 협력할 여지가 있다면서도 미국을 겨냥한 강경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특히 대만 문제를 거론하며 "대만을 중국에서 분열시키려는 자는 누구든 산산조각나고 파멸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대만에 무기를 판매하는 건 "사실상 대만의 독립을 조장하는 것"이라며 "대만을 위험한 상황으로 이끌 것"이라고 위협했다.

둥 부장은 대만 독립을 막기 위해 단호한 행동을 약속했다. 그는 "인민해방군은 항상 조국 통일을 수호하는 불멸의 강력한 군대였다"며 "대만의 독립을 막고 그 시도가 결코 성공하지 못하도록 항상 단호하고 강력하게 행동할 것"이라고 했다.

연설 후 질의응답 시간에도 둥 부장은 대만 문제에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하며 "분리주의자들은 중국 국가와 조상 대한 배신을 드러내는 광신적 발언을 했다"며 "결국 역사에서 수치의 기둥에 못 박히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지난달 20일 취임식에서 중국과 대만이 서로 예속되지 않는 현상 유지 의지를 강조한 라이칭더 대만 신임 총통을 겨냥한 발언이다.


둥 부장은 또 남중국해 문제에 관해 필리핀을 향해 "일부 국가가 외부 세력의 선동 아래 대담해졌다"며 "외부 세력의 미사일 배치에 협조했다"고 저격했다. 지난 4월 미국이 중국 겨냥 합동 군사훈련을 위해 6월 중순까지 필리핀 북부에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을 배치한 걸 지적한 것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러시아를 군사적으로 지원하고 있단 의혹을 두고는 무기를 제공한 사실이 없으며, 앞으로도 물자 수출을 통제하겠다고 선을 그었다.

둥 부장의 이날 발언은 앞선 이틀간의 회의에서 미국과 필리핀 등이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러시아 지원 등을 두고 중국에 공세를 퍼부은 가운데 나온 것이다. 필리핀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필리핀 대통령은 "필리핀과 동남아 국가들은 남중국해 평화와 안정, 번영을 위한 비전이 있지만 다른 주체에 의해 훼손되고 있다"며 중국을 비판했고, 로이드 오스틴 미국 국방장관은 중국을 겨냥해 "계속 법치주의를 거부하고 강압과 공격을 통해 자신들의 의지를 강요하려고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둥 부장은 샹그릴라 대화 첫날인 지난달 31일 오스틴 장관과 만나 대만 포위 훈련과 중국의 대러 지원 등 첨예한 현안을 두고 논의했다. 미·중 국방장관의 대면 회담은 2022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양측 모두 이번 회담이 솔직하게 건설적이었다고 평가하며 소통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이견을 좁히긴 어렵다는 게 관측통들의 평가다. 추이 텐카이 전 미국 주재 중국 대사는 블룸버그를 통해 양국 군의 소통 재개가 긍정적인 진전이라면서도 "그러나 중국은 여전히 미국 정책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갖고 있다"며 "미국은 여전히 대만 문제에서 중국의 레드라인에 도전하는 여러 시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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