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한 주 동안 개인투자자가 순매수한 상위 종목에는 KODEX 2차전지산업레버리지, TIGER 2차전지TOP10레버리지, KODEX 2차전지산업 등이 이름을 올렸다. 2차전지 관련주들이 동반 하락하자 저점 매수를 노리고 들어온 것으로 풀이된다. 올해 들어 2차전지 관련 ETF 평균 수익률은 -19%를 기록하며 팔라듐의 뒤를 이어 가장 낮았다.
개인투자자는 일간 수익률의 2배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상품에까지 투자했으나 증권가에서는 2차전지 업종이 하반기에도 반등이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엘앤에프 등 국내 주요 2차전지 관련주들의 주당순이익(EPS) 전망치는 모두 하향 조정됐다. 지난해 주가가 폭발적으로 상승한 양극재 업체 에코프로비엠에 대해선 매도 리포트가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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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재는 이미 선반영...악재만 남았다 ━
미국 대선도 2차전지 업황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과거부터 전기차 정책에 부정적인 입장을 견지해온 만큼 차기 대선에서 승리하면 전기차 전환속도가 지연될 가능성이 높다. 조 바이든 대통령이 재집권하더라도 현상 유지에 그칠 전망이다. 두 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크지 않은 탓에 포드와 GM 등 미국 완성차 제조사들도 최근 전기차 전환 계획을 연기하며 속도 조절에 나섰다.
세계에서 두 번째로 전기차가 많이 팔리는 유럽 지역에서는 한국과 중국 간 치열한 점유율 싸움으로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한국 배터리 업체의 유럽 시장 점유율은 2020년 68%에서 올해 1분기 52%까지 낮아졌다. 이 기간 중국 배터리 업체의 시장 점유율은 15%에서 42%로 상승했다.
특히 벤츠, BMW, 스텔란티스 등 유럽 완성차 제조사들이 전기차 가격을 낮추기 위해 국내 기업이 주력하고 있는 니켈·코발트·망간(NCM) 배터리 대신 중국 업체들이 주도하고 있는 리튬·철·인산(LFP) 배터리를 채택하고 있어 경쟁은 앞으로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고금리 장기화, 각국의 전기차 보조금 축소 등의 영향으로 국내 2차전지 셀과 소재 업체들의 중장기 실적 추정치가 상향될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며 "국내 2차전지 업종 주가의 밸류에이션은 중국, 일본 동종 업체와 비교할 때 이미 상당히 높은 프리미엄이 반영된 만큼 점진적인 주가 하락세가 이어질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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