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 이득엔 관심 없다" 화해 제안한 민희진…하이브 받아들일까

어도어 민희진 대표가 31일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 매화홀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날 오전에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 관련 입장을 발표하고 있다. 2024.0531 /사진=임성균

해임을 피한 민희진 어도어 대표가 31일 하이브에 화해의 손길을 내밀었다. 이와 관련 하이브 측은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민 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 프레스센터에서 진행한 두 번째 기자회견에서 '하이브 측에 화해를 제안하는 것이냐'는 질문에 "당연하다"고 답했다.

그는 "배신감은 제가 먼저 느꼈다. 하이브가 신의를 깬 것"이라면서도 하이브와 계속해서 일을 해나갈 것이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제가 개인 이득을 생각한다면 여러가지 선택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며 "그러나 저는 개인 이득에는 관심이 없고, 뉴진스와 함께 하기로 한 일련의 플랜을 쭉 가져갔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제가 안 하게 돼서 조직개편이 되고 뉴진스가 쉬게 되는 건 아무한테도 좋은 일이 아니다"며 "정말 지긋지긋하게 싸웠고, 이제는 다른 챕터로 넘어가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다만 여전히 민 대표의 대표직 해임에 대한 불안정성은 남아있는 상황이다. 민 대표의 법률대리인은 어도어 이사회가 하이브 측 인사로 채워진 점을 언급하며 "대표이사는 이사회에서 결정하기 때문에 이사회 결의만 있으면 대표이사는 바뀔 수 있다"며 "하이브의 적절한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법원의 결정대로 민 대표가 이사직을 유지하더라도 대표이사가 아닌 사내이사로 남을 수 있다는 의미다.

앞서 이날 오전 열린 어도어 임시주주총회에서 민 대표는 해임되지 않았지만 민 대표의 측근 두 명이 해임됐다. 법원에 제기된 하이브의 해임 의결권 행사 금지 가처분 신청이 민 대표의 해임안만 포함하고 있어서다.

동시에 하이브는 어도어의 신임 사내이사로 김주영 최고인사책임자(CHRO), 이재상 최고전략책임자(CSO), 이경준 최고재무책임자(CFO) 등 하이브측 인사를 3명을 신규 선임했다. 이에 따라 어도어의 이사회는 민희진 대표와 하이브 측 인사의 1대 3 구도가 됐다.

서울 용산구 하이브본사 앞으로 시민들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스1

하이브는 이날 민 대표의 기자회견에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다만 하이브는 전날(30일) 법원의 결정에 민 대표의 어도어 독립지배 의도가 명시됐다는 데 의미를 두며 "추후 법이 정한 테두리 안에서 후속 절차에 나설 계획"이라고 했다. 하이브는 지난달(4월) 민 대표와 어도어 관계자들을 업무상배임 등의 혐의로 고발한 상태다.

한편, 이날 민 대표의 회견은 지난달 25일 첫 번째 회견 이후 36일 만이다.

노란 재킷에 밝은 얼굴로 기자회견장에 등장한 민 대표는 "다행히 승소하고 인사를 드려 좀 가벼운 마음"이라며 "제 인생에서 너무 힘든 일이고 다시 없길 바랄 만큼 힘든 시간이었는데, 저를 지지하고 응원해주신 분들에게 너무 감사했다"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