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업 시총, 3년 만에 1388조원 증발"…美투자자의 눈물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6.01 13:00

[자오자오 차이나]

편집자주 | 중국은 가깝고도 먼 나라입니다. 서로를 의식하며 경쟁하고 때로는 의존하는 관계가 수십세기 이어져 왔지만, 한국 투자자들에게 아직도 중국 시장은 멀게만 느껴집니다. G2 국가로 성장한 기회의 땅. 중국에서 챙겨봐야 할 기업과 이슈를 머니투데이의 '자오자오 차이나' 시리즈에서 찾아드립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기업 시가총액 추이. /그래픽=이지혜
미국에 상장한 중국 기업의 시가총액이 3년여만에 1388조원 날아갔다. 특히 지난해 신규 상장한 기업 중에서는 주가가 일 년도 되지 않아 99%대 떨어진 곳도 있었다. 중국판 밸류업인 '신국9조'가 시행된 이후 중국 기업 주가가 소폭 올랐음을 감안해도 투자자들은 상당한 손실을 입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의회 산하의 미중경제안보심의위원회가 발간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월8일 기준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국 기업은 265곳, 시가총액 합계는 8480억달러(약 1174조9040억원)로 집계됐다. 1년 전과 비교해 상장 기업은 13곳 늘었지만 시가총액은 한화로 1820억달러(약 238조306억원)가량 줄었다.

중국 기업 시가총액은 2021년과 비교해 반절 이상 줄어들었다. 2021년 11월1일 기준으로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의 수는 260곳, 시가총액 합계는 1조8500억달러(약 2563조1750억원)이었으나 이듬해 대폭 줄어든 뒤로 2022년9월30일 7700억달러(약 1066조8350억원)까지 떨어졌다가 회복세를 보였다.

위원회는 시가총액이 줄어든 이유 가운데 하나로 중국 경제와 기업의 부진에 따른 주가 하락 외에도 중국 국영기업(SOE)의 자진 상장폐지를 꼽았다. 최근 3년간 미국에서는 중국동방항공,남방항공을 비롯해 중국생명보험, 시노펙(중국석화), 페트로차이나(중국석유) 등이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미국 증시 신규 상장 중국 기업 주가 변동률/그래픽=조수아
미국에 새로 상장된 중국 기업의 주가 하락은 더 심했다. 지난해 1월부터 지난 1월까지 미국 증시에는 24곳의 중국 기업이 상장해 6억5600만달러(약 9092억원)를 조달했다. 미국 시장에 새로 상장한 중국 기업 24곳 가운데 19곳은 상장 당일 대비 주가가 대폭 하락했다. 절반 이상의 기업은 주가가 50% 이상 내렸다.

특히 미국 증시에 신규 상장한 중국 기업 8곳의 주가는 80% 이상 하락했다. 상장한 지 1년도 되지 않아 장외거래 가격 기준으로 주가가 99%대 하락한 기업이 1곳, 상장폐지는 되지 않았지만 주가가 99%대 하락한 기업이 1곳 있었다. 주가가 상승한 기업은 4곳이었는데, 10% 이상 오른 곳은 두 곳뿐이었다.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265곳 가운데 166곳은 가변이익실체(VIE·Variable Interest Entities) 방식을 이용했다. 중국 정부의 외국자본 투자 규제를 회피하기 위해 케이만제도 등 조세회피처에 지주회사를 설립하고, 지주회사가 다시 중국에 100% 지분을 보유한 외자 법인을 설립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만들어진 외자 법인은 중국 지역기업의 대리 주주와 지분 관계가 아닌 계약을 통해 지역기업을 지배한다.

위원회는 미국에 상장된 중국 기업 가운데 100곳 이상이 인터넷 업종 기업으로 2000년대 초반부터 VIE를 통해 미 증시에 상장했다고 설명했다. 중국 기업 과반수가 VIE를 통해 미국 증시에 진입해, 이들의 시가총액은 지난 1월8일 기준으로 7720억달러(약 1069조 2200억원)로 전체의 91%를 차지했다.

위원회는 이같은 방식으로 상장한 중국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여전히 위험하다고 경고했다. 보고서에는 "지난해 3월부터 중국 증권감독관리위원회(CSRC)가 승인을 해주기 시작했지만 VIE의 법적 지위가 여전히 의심스럽다"라며 "VIE의 계약상 조항은 중국 법으로 증명되지 않기 때문에 외국인 투자자는 중국 법제에 거의 의지하지 못할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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