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니혼게이자이(닛케이)신문이 세계 주요 반도체 기업 10개사의 올해 1분기(1~3월, 일부 기업은 2023년 12월~2024년 2월·2024년 2~4월) 실적을 분석한 결과, 이들 기업의 전체 매출은 1488억달러(약 204조4958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했다. 순이익은 329달러(45조1059억원)로 4.6배 늘었다.
분석 대상이 된 기업은 엔비디아, TSMC, 삼성전자, 퀄컴, SK하이닉스, 마이크론, ST마이크로, AMD, 인텔,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다. 이들 중 전년 동기 대비 순이익이 증가한 기업은 4곳(엔비디아·TSMC·삼성전자·퀄컴)이고, 흑자 전환에 성공한 기업은 3곳(SK하이닉스·AMD·마이크론)이다. 반면 인텔은 10개사 중 홀로 적자를 기록했다.
AI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에 달하는 엔비디아가 가장 좋은 실적을 냈다. 엔비디아의 2025회계연도 1분기(2~4월) 순이익은 148억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7.3배 증가했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의 순이익은 전년 대비 4.7배 늘어난 49억8100만달러에 달했다. 지난해 1분기 20억달러의 적자를 기록했던 SK하이닉스는 올해 14억4300만달러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미국 마이크론테크놀러지(마이크론)도 순이익 7억9300만달러로 전년의 23억달러 적자에서 벗어났다.
세계 주요 메모리반도체 대기업 3사의 순이익이 모두 개선된 것이다. 마이크론의 수밋 사다나 최고사업책임자(CBO)는 "AI용 반도체의 수요가 높아지면서 (메모리반도체) 제품의 판매 단가도 상향 조정됐다"고 순이익 증가 배경을 설명했다.
인텔은 올해 1분기 3억8100만달러의 손실을 내며 홀로 적자를 기록했다. 적자 규모는 지난해 1분기의 27억달러에서 크게 줄었지만, 다른 반도체 업체들이 눈에 띄는 큰 이익 증가를 낸 것과 비교하면 실망스러운 결과다. 닛케이는 "인텔은 AI 반도체 시장에서 엔비디아 등에 밀리며 이익을 내지 못했다. 신사업 파운드리 부문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올 2분기에도 AI 반도체가 기업들의 실적 호조를 견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금융정보업체 퀵(QUICK) 팩트셋은 올해 2분기 주요 반도체 10개사의 순이익을 전년 동기 대비 2.2배 늘어난 337억달러로 전망했다. 독일 시장조사업체 스태티스타는 반도체 시장에서 AI 반도체의 비중은 지난해 10%에서 2027년 16%로 5년간 6%포인트 오를 것으로 추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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