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패밀리 김치헌 대표 "단체급식 및 공간사업 강화해 글로벌 종합외식기업으로 거듭날 것"

머니투데이 박지우 인턴기자 | 2024.05.31 18:16
"공간은 외식업에 있어 떼려야 뗄 수 없는 부분입니다. '더 스페이스 프로젝트' 라는 이름의 공간사업과 단체급식 사업을 필두로 해외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자 합니다." 호박패밀리 김치헌 대표의 말이다.

사진제공=호박패밀리

호박패밀리는 2009년 야끼니꾸&와규 전문점 호박식당으로 시작해 종합 외식기업으로 입지를 다져가고 있다. △한와담(숙성한우) △미미담(갈비탕&냉면) △양파이(양꼬치&양갈비) △오마이포(쌀국수) 등의 프랜차이즈 전문점을 잇달아 론칭하고 미국, 프랑스, 베트남, 태국 등 해외 각지에도 한식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호박패밀리는 작년 LIG그룹과 M&A를 진행하면서 단체급식(푸드서비스) '홈앤밀' 사업을 품게 됐다. 나아가 인도네시아 시마르네스 그룹과 조인트벤처를 맺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저온숙성 암소고기 전문점 '우다움' 2호점 매장을 오픈하면서 인도네시아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는 중이다.

본인을 외식 디자이너라고 불러달라는 김치헌 대표를 직접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

-'호박패밀리'와 비즈니스 철학에 대해 간단히 소개해달라.
▶좋을 호好에 박수칠 박拍, '좋은 음식을 내어주고 박수를 받자'는 회사명이면서 개인적 철학이기도 하다. 호박식당을 시작으로 21개의 브랜드와 100여개의 식당을 창업했다. 매장의 형태가 직영점이기에 매장 하나하나의 선택과 결정의 깊이가 더욱 깊었다. 15년 동안 외식업을 하면서 식당은 단순 음식을 파는 것이 아니라 공간과 경험을 파는 공간이라는 것을 배웠다.

외식업은 맛뿐만 아니라 분위기, 음악, 메뉴, 가격, 디자인, 연출 등 공간을 반복적으로 관리하고 개발시켜야 하는 복합 비즈니스다. 이런 일련의 과정을 '디자인한다'고 하며 스스로를 외식 디자이너로 소개한다.

-한남동에서 처음 외식업을 시작하게 된 이유가 있나.
▶2009년 창업한 호박식당은 매일 줄을 섰다. 2013년 창업한 한와담은 3개월 단위 예약이 꽉 차 있었다. 이 두 공간에 대한 공통점은, 식당 영업이 잘되면서 건물가치는 10년 만에 3배 이상으로 상승하고 그 과정에서 명도소송을 당했다는 것이다. 그 때 공간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됐다.

한와담은 2013년 한남동에서 시작했다. 한남동은 당시에 상권이 좋지 못했다. 반면 한남대교 바로 건너 신사동은 24시간 불야성의 상권이었다. 그 이유가 궁금했다. 한남동에는 유엔빌리지라는 부촌이 자리 잡고 있었기에 한우 식당을 열어도 가능성이 있을 것 같았다.

호박식당은 문턱이 상대적으로 낮은 대중적 콘셉트의 식당이지만 한우 가격은 1인분에 3~4만원이다. 하이엔드 브랜드를 해본 경험이 없어 고민했지만, 한남동에서는 30평 규모 정도를 채울 수 있는 수요가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다만 가성비도 중요하기에 와인 콜키지 프리를 최초로 실행했다.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공간'에 대해 남다른 생각이 있다고 들었다.
▶외식업을 하면서 '공간'에 대한 중요성을 깨닫게 됐다. 식당은 목이 가장 중요하다. 음식의 메뉴와 맛은 바꿀 수 있지만 위치는 한번 결정되면 바꾸기 어렵다. 식당을 운영하다 보니 식당의 위치 선정과 부동산 공간의 공통점을 찾게 됐는데, 몇 가지 조건을 제외하고는 부동산의 가치도 식당 위치 선정과 같다는 거다.

가장 우선순위로 꼽는 것은 수요와 공급이다. 이미 수요가 많은 곳은 부동산의 가격도 높다. 따라서 수요는 많은데 공간이 없는 곳을 찾는다. 사람들이 눈여겨 보지 않던 자리에 멋진 공간이 생긴다고 상상하면 그 가치는 독보적이다. 가시성이 좋다면 24시간 마케팅 효과가 있다. 식당의 성공도 대부분 여기서 좌우됐다.


식당 영업이 잘 되면서 건물 가치는 올랐지만 임대료 인상으로 인해 공간 이전을 할 수밖에 없었다. 만약 자가 부동산이었다면 3대를 이어가는 더욱 안정적인 브랜드로 성장할 수도 있었다. 이를 통해 외식업에 있어 공간과 부동산의 중요성을 깨달았고, '더 스페이스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더 스페이스 프로젝트'에 대해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해달라.
▶간단히 말해 임대업과 부동산 재개발 프로젝트다. 작지만 강한 공간 창조라는 철학과 함께 작은 땅에서도 가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큰 미래를 만든다는 이상을 실천하고자 한다.

본인 소유의 공간이 아닌 곳에서 사업을 하다 보면 다양한 외부 요인으로 인해 안정적인 영업을 하기가 어렵다. 그런 위험 요소를 없애고자 시작된 '더 스페이스 프로젝트'는 우리의 공간에 우리가 들어가서 안정적으로 사업을 하자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LIG와 이러한 공간 개발 사업을 진행하면서 보다 지속성 있는 외식 사업을 펼치려 한다.

건물을 매입하여 재건축 또는 레노베이션 하여 건물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노하우와 다양한 경험을 바탕으로 건물의 내외부, 인테리어, 가구까지 최상의 공간을 크레이티브 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라이프 스타일에 맞게 공간을 최대한 활용하여 하나의 역할이 아닌 두 세 가지의 역할을 동시에 연출하는 매력적인 공간을 만들어내고자 한다.

-단기, 중장기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단체급식(푸드 서비스)을 더욱 확대하고자 한다. LIG와의 합병을 계기로 다양한 도전을 실현할 수 있게 됐고, LIG에서 하고 있던 F&B 사업과 단체급식(FS) 등 기존 사업을 함께 강화하면서 종합 외식기업으로 성장해 나가는 것이 중장기적 큰 목표다.

현재 관공서 및 기업에도 규모 있게 단체 급식을 시행하고 있다. 경기도 안성의 LS그룹 임직원 연수시설 LS 미래원에서도 급식 시스템을 운영 중이다. 나아가 아파트 단지 같은 주거 공간에도 단체급식을 확장해 나가면서 전반적인 외식 식자재 유통 물류 시스템을 일원화 및 구축하고 종합식품 기업으로 거듭나는 게 호박패밀리의 목표다.

또한 해외 사업에도 조금 더 집중하려 한다. 미국, 베트남, 태국 등지에 해외 진출이 되어 있는데 현재 주력하고 있는 나라는 인도네시아다.

-작년 진행된 LIG그룹과의 M&A 등 향후 계획을 알려달라.
▶그렇다. 인니 시나르마스 그룹과 호박패밀리가 조인트벤처 그룹을 만들어 인도네시아에서 함께 F&B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시나르마스 그룹은 인도네시아 재계 4위 그룹으로 금융·자원·식품·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저온숙성 고기 브랜드인 '우다움' 인도네시아 1호점이 2년 전에 오픈했고, 우다움 2호점이 인도네시아의 중심부인 자카르타 세노파티 지역에 오픈했다.

추후 인도네시아에 호박식당과 신규 브랜드 뜸솥을 진출시킬 계획이다. 나아가 호박패밀리의 이커머스 사업부가 전개하는 유통 및 무역 사업까지도 펼쳐 나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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