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 '경제적 동반자' 격상에 K-원전수출·에너지안보 '청신호'

머니투데이 김훈남 기자 | 2024.05.31 05:42
UAE 바라카 원전. /사진제공=한국전력
양국 대통령의 국빈방문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UAE(아랍에미리트)와 경제적 동반자 관계를 구축했다. 두 나라가 시장 개방뿐만 아니라 주요 산업에서 조금 더 밀접한 협력관계를 맺기로 하면서 원자로 수출을 포함한 우리 에너지 업계의 기대감도 고조되고 있다.

30일 정부 안팎에 따르면 한국전력공사는 이번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UAE 대통령의 한국 국빈방문을 계기로 UAE원자력공사(ENEC)와 '제3국 원전 공동개발 기회 발굴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앞서 한전과 한국수력원자력 등 '팀코리아'는 2009년 우리 기술로 만든 원자로를 수출, UAE 수도 아부다비 서쪽 바라카 지역에 원자력발전소를 지었다. '팀코리아'는 순수 우리기술로 만든 1400㎿(메가와트급) 가압경수로형 원자로 4기를 바라카 원전에 건설했고 올해 3월 마지막 4호기가 상업운전에 들어가면서 성공적으로 공사를 마쳤다.

바라카 원전은 한국형 원전 1호 수출이라는 의미 외에도 계획된 예산 안에 정확한 공사기간을 준수한 '온타임 온버짓(On Time On Budget)사례로 꼽힌다. 대부분 원전 건설은 공사기간 중 설계변경 등으로 지연되거나 추가 예산을 들이는 일이 잦은데 UAE의 가혹한 환경에서도 제때 공사를 마쳐 상업운전까지 가능케 했다는 얘기다. UAE 정부역시 1000디르함 지폐 뒷면에 바라카 원전 전경을 새겨 넣으면서 만족감을 표했을 정도. 최근 체코나 폴란드 등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 중인 중앙유럽 국가 역시 팀코리아의 경쟁력과 신뢰성을 바라카 원전 사례에서 찾는다.

한전은 ENEC와의 MOU를 통해 원자력 분야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 제3국의 해외 원전 프로젝트 협력기회를 만들 계획이다. 한전과 ENEC는 공동실무 그룹을 만들어 수익성과 리스크를 검토하고 수익성 있는 원자력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한국과 UAE의 강점을 결합해 원전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춘다는 구상이다.


김동철 한전 사장은 "해외 원전수출 사업은 국가 대항전이자 국가 총력전의 성격을 띠는 만큼, 치열한 해외원전 수출경쟁에 UAE와 같이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며 "이번 MOU 체결을 계기로 제2 원전수출의 성공 신화를 써나갈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과 유럽 등 지정학적 긴장감이 높아지는데 따라 부각된 에너지 안보 협력또한 강화된다. 지난해 1월 윤석열 대통령의 UAE 국빈방문과 10월 모하메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추진했던 원유비축사업이 대표적이다. 당시 한국석유공사와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는 400만 배럴의 공동원유비축사업을 추진하기로 했는데, 이번 UAE 대통령 방한을 계기로 사업규모를 키우기로 했다.

공동원유비축사업은 석유공사의 남는 원유 저장시설에 아부다비석유공사의 원유를 저장해 두고 국내 원유수급 이상 시 한국이 우선 구매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하는 사업이다. 최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와 이스라엘-하마스 무력충돌 등으로 국제유가가 불안정한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안정적인 물량확보를 통해 국내 기름값 안정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석유공사는 삼성E&A, GS에너지 등과 컨소시엄을 꾸려 아부다비국영석유공사와 '청정수소 생산 및 도입 공동개발 전략적 합의서'를 체결맺었다. 이번 합의로 UAE 현지의 블루 암모니아 생산·도입과 국내 유통인프라(인수터미널 등) 투자, CCS(탄소포집저장) 운송 등을 포괄하는 수소의 모든 밸류체인에 대해 상호 공동 개발·투자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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