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 개미 99.69%가 물려 있어요"…국민주 4위 주식의 추락

머니투데이 박수현 기자 | 2024.05.30 17:15
최근 일년간 네이버(NAVER) 주가 추이. /그래픽=조수아 디자인기자.

올해 네이버(NAVER) 시가총액이 9조2735억원 날아갔다. 연초에는 인공지능(AI) 랠리에 편승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었지만 광고 업황 부진, 중국 이커머스의 약진, 라인야후 매각 이슈 등으로 주가는 연일 저점 경신 중이다. 한때는 대표 성장주로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받았지만, 어느새 손실 투자자 비율이 99%를 넘겼다.

30일 코스피에서 네이버는 전일 대비 4900원(2.80%) 내린 17만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네이버는 종가로 52주 최저가를 경신했다. 불과 1거래일 만의 경신이다. 올 들어 코스피는 1%대 내리는 데에 그쳤지만 네이버는 25%대 빠지면서 코스피의 20배가 넘는 하락률을 보였다.

네이버는 카카오와 함께 국내 증시의 대표 성장주로 꼽힌다. 코로나19(COVID-19) 시기엔 '언택트주'로 분류돼 개인 투자자의 사랑을 받았다. 상장 이후 기록한 역대 최고가는 코로나19 시기인 2021년 7월30일 기록한 46만5000원이다. 역대 최고가와 비교하면 현 주가는 3년도 되지 않아 63%대 빠졌다.

주가가 내리면서 투자자 손실도 눈덩이처럼 불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네이버 주식 소유자는 95만4211명으로, 삼성전자, 카카오, 현대차에 이어 네 번째로 많다. 그러나 NH투자증권 통계에 따르면 지난 28일 기준 네이버의 손실투자자 비율은 99.69%다.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 31.6%다.

올해 들어 이미 주가가 많이 빠졌지만 증권가 눈높이는 더 낮아지고 있다. 최근 3주간 네이버에 대해 분석 보고서를 낸 증권사 6곳 중 2곳은 목표주가를 하향 조정했다. 가장 높은 목표가는 메리츠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제시한 29만원, 가장 낮은 목표가는 신한투자증권이 제시한 20만원이다.

지난 13일 서울 시내 한 라인프렌즈 매장 모습. /사진제공=뉴시스

네이버에 대해 가장 낮은 목표가를 제시한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진입 장벽이 낮은 종합쇼핑몰 사업에 더 이상 높은 멀티플을 부여할 수 없으며, AI(인공지능)/인플루언서 콘텐츠 성과가 필요하다"라며 "비용 통제 성과도 좋지만 신사업에서 의미있는 외형 성장이 나오는 시점에 접근을 추천한다"고 했다.


광고와 커머스 업황이 여전히 부진함에도 불구하고 안정적인 실적을 내는 점은 긍정적인 요소다. 올해 1분기 네이버는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0.8% 증가한 2조5261억원, 영업이익은 32.9% 상승한 4393억원을 기록했다. 시장 기대치(영업이익 3895억원)를 크게 웃돈 호실적이었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커머스 경쟁 심화로 거래액 성장률이 둔화됐고 콘텐츠 부문 또한 외형 성장이 둔화됐다"면서도 "지난해 네이버 주가의 발목을 잡았던 광고 부문의 부진이 작년 하반기 이후 회복되고 있으며 콘텐츠 부문 수익성 향상도 이어진다. 수익성은 우상향하는 반면 주가는 광고와 커머스 부진 그리고 라인 사태에 대한 우려로 연초 이후 크게 낮아져 매수 부담이 적다"고 평했다.

단기적인 주가 흐름은 '라인야후' 매각 이슈에 달렸다는 의견이 나온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매각이 현실화되면 지분법 이익 감소에 따라 올해, 내년의 순이익 추정치 하향이 불가피하다. 가능성은 낮지만 지분 전량 매각 시나리오를 가정하면 내년 지배주주 순이익 추정치 기준 15~20% 수준의 하향이 이어질 것"이라고 봤다.

라인야후 매각이 주가와 실적 개선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김현용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지분을 일부라도 매각해 라인야후 경영권을 잃는 경우 해외사업 진출 실패 사례로 간주할 우려가 높아 단기적으로는 소폭의 조정이 나올 수 있다. 그러나 조 단위 매각대금으로 공격적 인수합병(M&A)을 통한 독자 해외사업 추진 의지를 피력하면 불확실성 해소와 함께 반등이 예상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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