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 와!"
지난해 한국의 저출산 문제를 듣고 해당 발언을 해 화제가 된 미국 교수가 최근 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우려 섞인 목소리를 다시 한번 냈다.
지난 29일 JTBC와의 인터뷰를 통해 조앤 윌리엄스(72) 캘리포니아대 명예교수는 2022년 합계출산율(0.78명)보다 더 떨어진 현재 한국 상황을 듣고 "정말 충격적"이라며 "큰 전염병이나 전쟁 없이 이렇게 낮은 출산율은 처음 본다. 숫자가 국가비상사태라고 말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합계출산율은 가임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출생아 수를 말한다.
대한민국의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0.72명. 윌리엄스 교수가 듣고 놀랐던 2022년 합계출산율보다 더 떨어진 수치다.
분기별로 따져보면 지난해 4분기 출산율은 0.65명이었고 올해 1분기(0.76)마저 2009년 통계작성을 시작한 후 1분기 기준 가장 낮았다. 심지어 올해 연간 합계출산율은 사상 처음 0.6명대로 내려앉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교수는 자신과 딸의 경우에도 출산과 양육은 어려웠다고 공감하면서도, 긴 시간 근무하는 한국 직장인의 특성상 더 힘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일터에 늘 있어야 하는 이상적인 근로자를 필요로 하면서도 아이를 돌볼 어른도 있어야 하는 가족문화를 갖고 있다"며 "두 시스템은 같이 갈 수 없다"고 진단했다.
즉, 긴 시간 회사에 붙어있어야 하는 직장 문화가 결국 양육을 위해 누군가 일을 그만둬야 하는 상황까지 만든다는 것이다.
돈의 가치가 삶의 우선순위인 점도 지적했다. 윌리엄스 교수는 "한국에서 아이를 갖는 건 몹시 나쁜 경력일 뿐"이라며 "물질적 성공이 매우 중요한 사회에선 계산하게 된다. 풍요가 우선인데 여성들이 왜 그런 선택(출산)을 하겠냐"고 되물었다.
실제로 2021년 미국의 한 여론조사 업체가 17개 선진국 성인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삶을 의미 있게 만드는 요소는 무엇이냐'는 질문에 대부분 국가가 '가족'이라고 답했지만, 한국만 '물질적 풍요'를 골랐다.
또 출산 후 일터로 복귀한 여성을 '낙인' 찍는 문화는 한국 경제에도 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충고했다. 그는 "한국이 젊은 여성들을 훈련하곤 엄마가 된 뒤 노동력에서 밀어내며 버리는 GDP(국가 총생산)를 생각하면 경제적으로도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비정규직이 된 당신 경력도 끝나고 나라 경제도 끝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보육'에 재정을 투자하는 것이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는데 능사가 아니라고 꼬집기도 했다. 자녀가 입학하기 전 6년 만이라도 생애주기에 맞게 직장문화부터 바꿔야 한다는 것이다.
조앤 윌리엄스 교수는 하버드대에서 박사 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캘리포니아대 로스쿨 샌프란시스코 명예교수이자 노동법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지난해 한 다큐멘터리 프로그램에 출연해 2022년 대한민국의 합계출산율을 듣고 놀란 표정으로 머리를 감싼 채 "대한민국 완전히 망했네요"라고 발언해 화제가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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