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4만 의사를 회원으로 둔 대한의사협회(의협)는 이날 저녁 전국 곳곳에서 촛불 집회를 연다. 의협은 "의대증원 사태에 대한 위험성, 그리고 대한민국 정부가 한국의료에 대해 사망 선고했다는 사실을 국민에게 알리기 위해 전국 권역별 촛불 집회를 개최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의협은 서울·인천·경기 등 수도권(덕수궁 대한문 앞)을 비롯한 6개 권역에서 30일 일제히 촛불 집회를 열 예정이다. 부산·울산·경남(부산 해운대 구남로 광장), 대구·경북(동성로 옛 대구백화점 앞), 광주·전남(국립아시아문화전당 앞), 전북(전북도청), 대전·충북·충남(대전시청) 지역에서 촛불을 밝힐 예정이다. 강원도는 전날(29일) 저녁 8시 강원도청에서 촛불 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임현택 의협 회장의 개회사를 시작으로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의 애도사, 환자 보호자가 대통령께 드리는 호소 영상 상영, 의료 정상화를 촉구하는 국민 의견 청취 및 질의에 대한 답변, 대한민국 의료 심폐소생 퍼포먼스 등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또 집회에선 의대증원책 관련 일반 국민과도 소통하기 위해 '의료사태 무엇이 문제인가요?'라는 주제로 대국민 질의응답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의협 콜센터(1566-2844)로 질의를 접수하면 이날 집회에서 의협 측이 직접 답변한다는 계획이다.
임현택 의협 회장은 29일 SNS에서 "불이익을 감수하고 정부의 폭정에 맞서는 후배들이 지켜보고 있다. 우리의 분노가 어떤 건지 정부에게 확실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글을 올리며 회원들에게 참여를 독려했다. 또 "전공의·의대생·학부모뿐 아니라 정부 의대증원 정책에 참담함을 느낀 국민 모두 와달라"며 일반 국민의 참여도 호소했다.
충남에선 의과대학 교수들과 전공의들이 시위를 예고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30일 오후 12시 30분부터 대전시 유성구에 위치한 충남대 대학 본부 앞에서 의대 교수, 의대생, 충남대병원 전공의들이 모여 대학평의회 관련 시위를 펼친다.
전의교협은 앞서 29일 총회를 열어 대법원 재항고심과 관련해 논의했다. 전의교협을 비롯한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이 나온 직후 대법원에 재항고했으며 관련 소송 절차를 진행 중이다.
대한의학회와 26개 전문과목학회는 29일 성명을 내며 "세계적 수준의 대한민국 의료가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추락하게 됐다"며 정부에 "지금이라도 전공의, 학생들의 희생을 헛되게 하지 말고 일방적 정책 추진을 철회해 달라"고 촉구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이날 SNS에 "얼마 전 (의대증원책을 저지하기 위해) 의료계 총파업 논의가 있었는데 최창민 전의비(전국의과대학 교수 비대위) 위원장의 반대로 무산됐다는 얘기를 들었다"며 "정부가 꿈쩍 안 할 게 뻔하다고? 부끄러움은 누구의 몫이 돼야 하나. 젊은 의사들의 한숨과 신음은 어디에 담아야 하나"고 언급했다. 이는 지난 24일 최창민 비대위원장이 "(의대 교수들이) 일주일 휴진한다고 해도 정부가 꿈쩍 안 할 게 뻔하다"며 '1주일 휴진' 방침을 철회한 데 대해 쓴소리를 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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