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롯데웰푸드(옛 롯데제과) 본사에서 만난 김동하 자일리톨마케팅팀장은 롯데 껌의 오랜 CM송을 흥얼거렸다. 롯데웰푸드는 롯데의 모태인 껌의 과거 모습을 복원하거나 젊은 세대와의 접점을 넓히는 등 껌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껌 캠페인의 시작은 지난해 12월 선보인 '부활 레트로껌 프로젝트'다. 롯데 껌 3총사라 불리는 1972년 출시된 '후레쉬민트', '쥬시후레쉬', '스피아민트'와 1975년 제품 '이브껌', '커피껌'의 과거 모습을 유지하면서도 최신 감성으로 해석해 선보였다.
예전 디자인을 살리기 위한 과정은 순탄치 않았다. 회사에 예전 자료가 많이 남아있지 않기 때문이다. 있는 자료도 파일이 손상돼 디지털화하거나 복구가 어려웠다. 껌 디자인을 맡은 강태완 롯데중앙연구소 디자이너는 과거 신문, TV 광고부터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매일 뒤져봤다. 그러다 예상 밖 장소에서 많은 자료를 발견했다.
껌의 포장뿐 아니라 맛도 재단장했다. 김 팀장은 "단물이 빨리 빠진다는 의견을 반영했고 껌을 오래 씹어도 턱이 뻐근하지 않게 적당히 딱딱하면서도 탄력 있는 식감을 연구했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롯데웰푸드의 껌 매출은 전년 대비 25% 늘었다. 3총사를 포함한 대형껌은 약 65% 증가했다. 부활 프로젝트 이후인 올해 1분기도 전년 동기 대비 15% 늘면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롯데웰푸드는 올해 '다시 먹어보고 싶은 껌' 투표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 팀장은 "MZ세대가 궁금해하는 껌이나 X세대의 추억이 있는 껌을 투표해서 소비자들이 원하는 제품을 출시하려 한다"고 말했다.
투표에 넣을 껌 후보군도 추려놨다. 강 디자이너는 "'고려인삼껌', '아세로라껌', '고독껌' 등 단종된 제품을 구하기 위해 해외 직구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며 "이 제품을 소비자 조사에 반영하고 옛날 껌 용지에 인쇄됐던 '행운의 꽃점' 등 과거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MZ세대와 접점을 넓히기 위한 계획도 준비 중이다. 지난해 8년 만에 연 풍선껌 크게 불기 대회에 이어 올해는 의류 브랜드와의 협업도 앞두고 있다. 롯데웰푸드 관계자는 "껌의 기능성에 대한 수요는 여전하지만 패션으로, 멋으로 씹는 경향은 줄었다"며 "자동차 문화 브랜드 '피치스'와도 협업한 것처럼 껌의 다양한 면을 강조하려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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