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첫 파업선언…민노총 가입 수순? 내부서도 비판(상보)

머니투데이 오진영 기자 | 2024.05.29 18:00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조합원들이 29일 서울 강남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파업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 사진 = 뉴스1 /사진=(서울=뉴스1) 유승관 기자

삼성전자 최대 규모의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 조합원수 2만 8400여명)이 창사 이후 첫 파업을 선언했다. 삼성전자 내 다른 노조는 이를 두고 민주노총 가입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그동안의 전삼노 행보에 대해 삼성 직원들의 상식과 의사에 반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전삼노는 2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한다고 했다. 당장 총파업에 들어가지는 않고 오는 6월 7일 조합원들에게 '연차 사용' 파업 지침을 내렸다. 전삼노는 6.5% 임금 인상안과 휴가 제도 개선, 사측 중심의 노사협의회 대신 노조와의 협상 등을 요구해 왔다.

사측은 지난 1월부터 이어진 교섭에서 5.1%의 임금 인상안 등을 제시했다. 5.1%는 노사협의회와 별도 협의를 거친 평균 임금인상률이다. 양측은 지난 28일 8차 교섭을 벌였으나 결렬됐다. 사측은 8차 교섭 도중 노조 측이 고성과 반말 등을 계속해 협상을 지속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그래픽 = 김현정 디자인기자
실제로 전삼노는 그동안 상급단체인 한국노총 대신 민주노총과 지속적으로 단체행동에 나서 왔다. 지난달 17일과 이달 24일 2차례에 걸쳐 열린 문화행사 형식의 단체행동에서도 한국노총이 아닌 민주노총의 지원을 받았다.

반도체 업계는 지정학적 위기 고조 등 삼성전자를 둘러싼 대내외 경제여건이 악화한 시점에 나온 전삼노의 파업 선언을 우려한다. 지난해 삼성전자 DS(반도체) 사업부는 15조원의 누적 적자를 냈다. 올 들어 1분기 실적이 다소 개선됐다고는 하나 IT(정보기술) 시장이 여전히 침체된 상태고, 가전 등 세트(완성품) 수요도 쪼그라든 상태다.


특히 HBM(고대역폭메모리), 2나노 이하 파운드리(위탁 생산) 선단(첨단) 공정에서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경쟁사들에 밀리는 모양새다. SK하이닉스는 물론 지난 2월부터 엔비디아에 HBM3E 양산 공급을 시작하며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아직 공급조차 못하고 있다.파운드리 1위 TSMC는 미국과 대만 등에 공장 7곳을 새로 지으며 격차를 벌리고 있고, 인텔은 파운드리 2위를 목표로 138조원 이상을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이런 환경에서 최근 최고경영자까지 교체하며 내부를 정비하고 전의를 다지는 마당에 전삼노의 움직임은 회사측에 부담이 될 수 밖에 없다. 홍기용 인천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이 심화하는 상황에서, 일시적인 근무조건 악화를 이유로 한 갈등은 삼성은 물론 경제 전체의 경쟁력까지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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