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겸 국무위원장이 군사정찰위성 2호를 싣고 발사된 우주로켓이 공중 폭발한 직후 '과학자 달래기'에 나섰다. 특히 김 위원장은 '실패를 통해 더 크게 발전하는 법'이라는 이례적 메시지를 내놓으면서도 한국이 정찰위성 발사 대응 훈련에 나선 데 대해 '용서 못 할 불장난'이라고 비난했다. 이번 우주로켓 폭발로 책임자 색출과 처벌 등은 이뤄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9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위원장이 지난 28일 북한 국방과학원을 방문해 과학·기술자들을 격려했다고 보도했다. 김 위원장의 이날 연설문에는 과학자들에게 '머리 숙여' '감사' '경의' '영웅' '애국자' '경의' 등의 표현을 쓰기도 했다. 북한 내 최고 존엄이 과학자들에게 자세를 낮추는 이례적 모습을 연출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국가 방위력 강화에 모든 것을 다 바쳐온 우리 국방과학자들과 애국의 뜻을 함께 하며 뒷바라지에 고생 많았을 가족들에게도 당과 조국이 머리 숙여 보내는 진정 어린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우리 군대의 전투력의 튼튼한 초석으로 되어온 동무들에게 숭고한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의 존엄과 인민의 삶을 위해 결사분투하는 우리의 국방 과학자, 기술자들에게 있어서 실패는 어디까지나 성공의 전제이지 결코 좌절과 포기의 동기로는 될 수 없다"며 "실패를 통해 더 많은 것을 알고 더 크게 발전하는 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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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인 위로하고 韓美 비난…北 내부 결속 다지기━
김 위원장은 이날 한국과 미국을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는 "우리의 주권을 강취하려드는 미 제국주의와 그 특등 앞잡이, 주구들의 책동은 더욱 흉포해지고 있으며 부리는 광증은 날이 감에 따라 극도로 심해지고 있다"며 "미제국주의자들과 그 졸개들은 최근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 국경 부근과 린근(인근)해역 및 공역에서 저들의 군사력을 시위함에 있어서 최대의 기록을 돌파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위원장은 "어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가항공우주기술총국은 국가 방위력 건설 목표에 따라 예정대로 또 한차례 정찰위성 발사를 단행했다"며 "이번 발사는 1계단(단계) 발동기(엔진)의 비정상으로 인한 자폭 체계에 의해 실패했습니다만 성패를 떠나 우리가 명백히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해 5월, 8월 두 차례와 지난 27일 정찰위성 발사 실패 사실을 대외매체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신속하게 알렸지만 주민들도 보는 노동신문에서 김 위원장의 연설을 통해 실패 사실을 공개한 건 이례적이다.
앞서 우리 군은 지난 27일 밤 10시44분쯤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 일대에서 서해 남쪽방향으로 북한 군이 군사정찰위성을 탑재한 우주로켓을 발사하는 장면을 포착했다. 발사 2분 뒤에는 우주로켓이 공중 폭발하는 장면도 탐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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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군사정찰위성 보유, 국가주권 수호 위한 필수과업"━
김 위원장은 "군사정찰위성 보유는 미국의 군사적 준동과 갖은 도발 행위들에 의해 국가의 안전 환경에서 심중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형세 하에서 우리 국가가 자위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하고 잠재적인 위협들로부터 국가주권과 안전을 수호하는 데 선결 필수적인 과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그럼에도 한국괴뢰들은 정찰위성발사를 놓고 그 무슨 도발이라는 궤변을 늘어놓으며 저들의 강력한 능력과 의지를 보여주기 위한 일환이라고 지껄이면서 공격편대군비행 및 타격훈련이라는 것을 벌려놓고 히스테리적 광기를 부리며 무력시위로써 우리에게 정면도전 하는 짓을 감행했다"고 비난했다.
이어 "서뿌른(섣부른) 언행 한마디도 극히 엄중시 될 우리의 주권행사 령역(영역)을 전쟁무기로 감히 위협해 나선 것은 분명 범연히 좌시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도발행위이자 우리가 격노하지 않을 수 없는 명백한 국권침해 행위, 용서 못 할 불장난"이라고 말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는 대북제재 결의에 따라 탄도미사일 기술과 유사한 북한의 위성 기술 개발과 발사, 타국과 기술교류 등을 금지하고 있는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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