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OTT(온라인동영상서비스) 4개사 대표와 만난 김홍일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이 TV와 라디오 등 기존 미디어와 OTT를 아우르는 '미디어 통합법' 추진 의지를 밝혔다. 올해 하반기 국회에 제출할 미디어 통합법에 OTT 업계도 힘을 실어달라고 요청한 것. 업계는 글로벌 사업자와 경쟁 중인 국내 OTT 사업자들이 생존하기 위해서는 다소 느슨한 규제가 필요하다고 강조했고, 김 위원장도 이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김 위원장은 28일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방통위 회의실에서 국내 OTT 4개사(△티빙 △웨이브 △쿠팡플레이 △왓챠) 대표들과 간담회를 갖고, 국내 OTT 산업 활성화 방안 등에 대한 의견을 청취했다.
이날 간담회 최대 화두는 방통위가 하반기 발의할 '미디어 통합법'이었다. 미디어 통합법은 방송법과 IPTV법, 그리고 OTT를 관할하는 전기통신사업법 등 신·구 미디어 관련법을 정비해 통합 입법하는 것이다.
OTT 업계는 미디어 통합법이 통과되면 OTT가 케이블TV나 IPTV와 동일한 수준의 규제를 받을 것으로 우려한다. 김 위원장이 "미디어 통합법제는 최소 규제 원칙하에 사업자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서 합리적으로 나가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로서는 어떤 법이든 새로운 규제의 틀 안에 들어가는 것을 걱정할 수밖에 없다는 것. 이태현 웨이브 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에게 "미디어 통합법에 대해 조금 여유 있는 접근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방통위는 이같은 OTT 업계의 우려를 잘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난 이헌 방통위 방송기반국장도 "위원장님도 이런 우려를 충분히 고려하겠다고 답했고, 방송하고 OTT를 통일하게 규제하려는 생각은 전혀 없다고 이야기했다"고 설명했다.
해외 진출이나 콘텐츠 확보 등에 대한 정부 지원 요청도 있었다. 4개 사업자 중 가장 사업 규모가 작은 왓챠는 현재 일본 서비스를 하는데, 한국 콘텐츠를 확보하는 비용이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어 사업 영위가 어렵다는 것이다. 콘텐츠 확보 과정에서 대규모 자본을 가진 넷플릭스와 경쟁해야 한다는 토로도 있었다.
OTT 사업자들은 방통위나 문화체육관광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서 OTT 콘텐츠 투자 관련 세액공제를 해주는데, 오리지널 콘텐츠에 대해서는 추가 지원해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방통위는 추가 지원 방안이 가능한지 검토해보겠다고 답하며 "방통위가 2022년부터 확보해온 OTT 글로벌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OTT의 해외 진출을 돕고 정책적 지원을 통해 OTT 산업 활성화에 적극 노력하겠다"고 했다.
방통위는 OTT 구독료 인상을 자제해 달라는 요청을 했다. 김 위원장은 "방통위는 서비스 사용자들의 권익 보호를 위해서 여러 가지 노력을 해왔다"며 "사업자들도 요금제 개편 등에 있어서 국민들이 불편함을 겪지 않도록 노력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최근 유튜브·넷플릭스·쿠팡플레이 등에서 요금을 인상하며 '구독플레이션'이라는 단어까지 탄생한 문제를 지적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간담회 중 구독료 문제를 두 번 언급하며 사업자들에게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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