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급성장하는 증류식 소주 시장…연간 2000억원 규모 넘을듯━
증류식 소주는 전분이 포함된 곡물을 발효하고 증류해 원액을 만든 뒤, 물로 희석하고 도수를 맞춘 전통방식 술이다. 주로 마시는 희석식 소주는 고순도 주정에 감미료를 첨가하는 방식으로 증류식과 만드는 방법 부터 다르다. 가격대도 증류식 소주는 희석식과 비교해 보통 3~4배 에서 20~30배까지도 차이가 난다. 알코올 도수가 25~40도 정도지만, 희석식 소주와 비교해 부드러운 맛이 특징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건강증진개발원에 따르면 20세 이상 1인당 국내 알코올 소비량 기준 연간 증류식 소주량은 2021년 기준 0.02L(리터, 20ml)로 전년 대비 25% 가량 늘었다. 소주잔(60ml)을 기준으로 과거에는 한 잔도 마시지 않던 증류식 소주를 반잔 정도는 마신다는 의미다. 반면 희석식 소주 연간 1인당 소비량은 2021년 기준 4.537L로 전년 동기대비 11% 정도 줄었다.
주류 업계는 증류식 소주를 신시장으로 주목하고 있다. MZ세대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위스키를 대체할 수 있는 국내 제품으로 손꼽힌다. 희석식 소주는 맛과 향이 비슷하고 제한된 반면 증류식 소주는 위스키 처럼 제조 방식에 따라 다양하게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소주보다 맛있고, 위스키보다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
톱스타 마케팅 개막, 신제품 잇따라 선봬…'마케팅 전쟁' 불가피━
연예계 애주가로 알려진 이효리는 17년 전 롯데칠성음료 소주 브랜드인 '처음처럼' 광고 모델로 5년(2007~2011년) 간 활동하기도 했다. 주류·광고 업계에서 한 모델이 경쟁 회사 브랜드 광고를 맡는 건 이례적인 사례다. 광고 업계 관계자는 "브랜드 이미지에 혼선을 줄 수도 있기 때문에 같은 광고 모델을 기용하지 않는데, 증류식 소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듯하다"고 말했다.
주류 업체들은 특히 올해 잇따라 증류식 소주 신제품들이 선보이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창립 100주년을 맞아 증류식 소주 제품군을 늘리고 있다. 하이트진로는 '일품진로25'를 기본으로 일품진로 오크43(43도), 일품진로 고연산(31도) 등을 최근 선보였다. 롯데칠성음료는 올해 초 증류식 소주 신제품 '여울25'를 선보였다. 롯데는 2016년 증류식 소주 대장부를 출시했으나 2021년 단종하고 신제품을 내놨다.
증류식 소주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광주요 '화요'도 올해 오크통 발효 등 숙성 방식을 바꾼 고급 제품을 내놨다. 광주요는 지난해 말 300억원을 투자한 경기 여주시 제2공장을 준공하고 올해 초부터 가동을 시작했다. 주류 업계 관계자는 "초기인 증류식 소주 시장을 빼앗기게 되면, 다시 점유율을 빼앗아 오는 게 어려울 수 있다"며 "다양한 신제품과 함께 마케팅 경쟁도 불가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