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여학생만?…'자궁경부암 백신' 남학생 필수접종 시급한 이유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05.27 16:55
사진 왼쪽부터 조재용 한국MSD 백신사업부 전무,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희승 한국MSD 대외협력부 전무, 양경선 한국MSD 의학부 이사가 27일 한국MSD HPV 백신 가다실9의 기자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사진=구단비 기자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현황을 살펴보면 38개국 중 33개국은 남녀 모두에게 HPV 9가 백신을 접종합니다. 한국은 2가, 4가 백신을 여자 청소년에게만 접종하죠. 암을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버리는 건 일종의 직무유기입니다. 미래세대에도 못할 짓을 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세영 중앙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가 27일 한국MSD 인유두종바이러스(HPV) 백신 가다실9의 국내 출시 9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했다. 9가 백신은 9가지 바이러스를 예방하는 것으로 2가나 3가 백신에 비해 질병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

이 교수는 "HPV 백신접종은 HPV 감염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라며 "HPV 감염은 남녀 모두에게 암을 유발하는데 특히 남성의 암 발생 빈도를 급격히 증가시킨다"고 강조했다.

HPV는 생식기 감염을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 병원체 중 하나다. 국제인유두종협회(IPVS)에 따르면 전 세계에서 발생하는 암 중 5%는 HPV가 원인이다. 2018년 발표된 자료에 따라 HPV 관련 암 발생을 추산하면 전 세계적으로 1분마다 1명이 HPV 관련 암을 진단받는다.

지난해 대한이비인후과학회의 발표에 따르면, 한국 남성의 구인두암 일종인 편도암 발생률은 2002년부터 2019년까지 3배 증가했다. 또한 미국에서 남성의 HPV 관련 구인두암 발생률은 여성 자궁경부암 발생률을 앞섰다.

이 교수는 나라별 HPV 접종 단계 3가지를 제시하며 한국도 남녀 모두 접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의 경우 HPV 2가·4가 백신을 여성청소년에게만 접종하는 1단계에 그쳐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출범 당시 가다실9를 국가필수예방접종(NIP)에 포함하겠다는 공약을 했지만 경제성, 효과성 등을 이유로 HPV 2가·4가 백신 접종을 우선하고 있다.


이 교수는 "2단계는 남자에게 HPV 2가·4가 백신을 접종하는 것, 3단계는 HPV 9가 백신을 남녀 모두에게 접종하는 것"이라며 "단계별로 하면 시간과 돈을 낭비하기 때문에 HPV 백신 접종에서 조금 늦은 상황인 한국은 3단계로 넘어가서 남녀 모두 접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전 세계는 NIP으로 HPV 예방 접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기준 172개국이 시행하고 있다. 유럽암기구에서는 유럽의 모든 국가에서 남녀 청소년 모두 HPV 백신 접종을 권장하고 2030년까지 90%의 남녀 청소년의 HPV 백신 접근성을 확보할 계획이다.

정부도 HPV 9가 백신 도입 확대를 지속해서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비용 부담이 적잖다. 접종 기관마다 접종 비용은 다르지만 가다실9의 1회 접종 비용은 약 20만원대로 알려져 있다. 기존 백신과 접종 비용 차이가 5만원 이상이다.

한국MSD도 정부의 재정 부담 고민에 대해 공감을 표했다. 이희승 한국MSD 대외협력부 전무는 "오늘 이 자리에서 가다실9의 가격 정책을 말하기는 어렵다"며 "다만 저출산 시대 미래세대 건강이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하고 있고 정부가 관련 절차(가다실9 접종 지원)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최선을 다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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