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대통령은 3년 전 백악관에 입성하자마자 예멘에서 미국산 무기를 민간인 살해에 이용할 수 있다며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격용 무기 판매를 금지시킨 바 있다. 그러나 미국은 유엔이 2022년 휴전을 중개한 이후 사우디가 9년 전 참전한 예멘 내전에서 벗어나려 노력하자 공격용 무기 판매 금지 조치를 재검토하고 있다.
공격용 무기 판매 조치 해제는 바이든 정부와 사우디 왕국 간 관계 개선의 청신호가 될 수 있다. 이 문제에 정통한 관계자는 FT에 바이든 정부가 무기 판매 금지 조치 해제에 대해 이미 사우디에 귀띔을 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사우디는 미국의 최대 무기 구매국 중 하나다.
바이든 대통령은 2018년 베테랑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이스탄불의 영사관에서 사우디 요원들에 의해 살해되자 사우디의 인권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사우디를 "왕따"(pariah)로 만들겠다고 확언한 바 있다. 바이든은 2019년 미 대선 선거 운동 도중에는 수천명이 사망한 예멘 내전을 언급하며 사우디를 어린이 살해 혐의로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2022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전면 공격한 이후 미국과 사우디의 관계는 상당 수준 개선되고 있다. 바이든 정부 내부적으로 에너지 등 주요 현안과 미국의 중동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선 사우디와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다는 믿음이 강화됐다.
한편 사우디는 2015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후티 반군이 예멘 정부를 축출하고 수도 사나를 비롯해 인구가 많은 북부 대부분을 장악하자 예멘 내전에 참전해 아랍 연합군을 이끌었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민간인 희생이 잇따르면서 국제사회의 비난을 샀다. 최근 수년간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자국 경제 개발에 집중하고 이란 등 지역 내 적국들과 긴장을 완화하면서 예멘의 후티 반군과도 평화적 대화를 해왔다. 하지만 사우디-예멘 간 대화는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하면서 사실상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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