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여의도 국회에서 김진표 국회의장 주재로 만나 의사일정에 관한 논의를 비공개로 가졌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회동을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무리한 법안 추진에 대해서, 특히 (해병대원) 특검법과 관련해 동의할 수 없기 때문에 본회의 의사일정 자체에 대해 합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추 원내대표는 "현재 (양측의) 입장만 확인한 상태"라며 "우리는 내일 본회의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이고, 민주당은 본회의를 예정대로 했으면 좋겠다고 한다"고 했다.
이에 대해 박 원내대표는 "아직 내일까지 14시간이 남았다"며 "내일 반드시 본회의를 열어 필요한 법안들을 꼭 통과시키고 민생법안도 추가 합의해 처리하겠다는 입장"이라고 밝혔다.
박 원내대표는 "내일 본회의에는 해병대원 특검법 관련 재의 처리, 전세사기특별법 처리, 법사위·산자위 계류 법안, 법사위를 통과한 130여건 정도의 민생법안이 있다"고 했다. 이어 "상당한 내용 진전이 있음에도 내일 본회의 자체를 거부하는 게 (국민의힘의) 기본적인 입장"이라며 "최대한 합의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노력해 내일 마지막 본회의에 올리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회동을 주재한 김 의장은 지난 22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채상병특검법의 재표결과 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로 직회부된 양곡관리법 개정안 등 주요 법안 처리를 오는 21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에서 처리할 것이라고 못 박은 바 있다.
민주당이 21대 국회 임기내 처리를 주장한 연금개혁에 대해 추 원내대표는 "서로 기존의 입장을 확인하고 저희는 이번 국회 내에 처리가 어렵다는 점을 다시 한번 분명히 말씀드렸다"며 "22대 국회가 곧 시작되니까 그때 여야간 협의를 통해 속도감 있게 진행해보자는 이야기를 나눴다"고 했다.
반면 박 원내대표는 "모수개혁에 대해서 민주당이 통 크게 (여당 안을) 수용했음에도 합의를 이뤄내지 못해 많이 아쉽다. 유감스럽다"며 "연금개혁은 꼭 필요한 우선과제이기 때문에 개혁이 꼭 이뤄져야 한다. 마지막까지 합의에 대한 노력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지난 25일 기자회견을 열고 "여당에서 제시한 소득대체율 44%를 전적으로 수용하겠다"며 21대 국회 임기 내 연금개혁안 여야 합의처리를 촉구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더 내고(보험료율) 덜 받기(소득대체율) 위한 수치 조정, 즉 모수개혁 뿐만 아니라 기초연금 등 각종 연금 간 관계와 사회보장제도 전반의 역할·기능 문제에 연관되는 '구조개혁'도 함께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한편, 연금개혁안을 21대 국회에서 통과시키려면 국회 연금특위에서 여야 간 합의를 거친 뒤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에서의 표결을 거쳐야 한다. 연금개혁안은 민주당만의 의지로는 강행 처리가 불가능하다. 김 의장은 전날 긴급 기자회견을 통해 "21대 국회에서 모수 개혁을 하고 22대 국회에서 구조개혁을 추진하자"며 연금개혁안 처리를 위한 '원포인트 본회의'라도 열자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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