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한일 정상이 '라인야후 사태'를 언급했다. 양국 간 갈등을 지양하고 정부 간 소통을 이어가기로 했지만,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 성격을 두고선 여전히 다양한 해석의 여지를 낳았다. 당사자인 네이버(NAVER)는 별다른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일본 소프트뱅크와 라인야후(지주사 A홀딩스) 지분 등의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다. 앞으로는 7월 1일 이후 일본 정부의 추가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전날 윤 대통령은 "(라인야후 관련) 일본 총무성의 행정지도가 네이버에 지분을 매각하라는 요구는 아닌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며 먼저 해당 의제를 꺼내 들었다. 이에 기시다 총리는 "이미 발생한 중대한 정보유출 사건에 대해 보안 거버넌스를 재검토해 보라는 요구 사항"이라고 말했다. 두 정상의 발언은 사태가 국가 간 갈등으로 비화하는 양상을 막으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외교 관계와 별개"라며 기업 이슈라는 점을 분명히 했고, 기시다 총리 역시 "정부 간 초기부터 잘 소통하며 협력해 왔다"고 부연했다.
정상회담을 앞두고 라인야후 사태가 의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를 위해 대통령실과 네이버 측이 따로 의견을 교환하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또 윤 대통령과 기시다 총리의 발언에도 네이버 측은 별다른 입장 표명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는 만큼, 기존에 진행하던 소프트뱅크와의 협상에 주력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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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압 안돼' 못박은 尹…네이버, 시간 벌었지만 ━
이를 위해선 소프트뱅크와 네이버가 절반씩 보유한 A홀딩스 지분을 소프트뱅크 쪽으로 기울도록 조정해야 한다. 방법은 여럿이다. 소프트뱅크가 홀로 증자해 지분율을 높일 수도, 또 네이버의 지분 일부 또는 전부를 사들일 수도 있다. 일본 정부가 '자본관계 재검토'라는 문구에 집착하면서, 네이버에 지분 매각을 요구한 적은 없다고 발뺌하는 대목이다.
어떤 방법이라도 총무성 행정지도를 이행하려면 소프트뱅크의 지배력 강화, 네이버의 지배력 약화라는 본질은 동일하다. 다만 강압에 의하지 않은 네이버의 자율적인 동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점을 윤 대통령은 기시다 총리와의 만남에서 못 박았다. 네이버로선 일본 정부 압박에 쫓기지 않고 A홀딩스 지분 매각의 실익을 따져볼 수 있는 시간을 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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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언제까지 기다릴까…여론 "엄중히 다뤄야"━
변수는 양국의 정치 상황이다. 윤석열 정부와 기시다 내각 모두 국내 지지율이 낮은 편이고, 반일 및 반한 감정은 정치권이 주목하는 휘발성 높은 소재다. 일본 정부도 여론을 지렛대로 네이버 압박을 재개할 수 있다. 카드도 늘었다. 지난 10일 일본 참의원은 '중요안보정보법'을 통과시켰는데, 이는 기밀 정보나 첨단 기술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중요 정보를 취급하는 민간인을 국가가 지정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이 법이 시행되면 라인야후의 정보 취급 담당자를 일본 정부가 지정할 수 있다. 국내에선 '라인야후 압박법'으로 평가한다.
산케이신문의 자매지인 주간후지도 25일 보도에서 "9600만명의 (일본) 이용자를 보유하고 있고, 경제안전보장추진법(2022년 5월 시행)상 '특정사회기반사업자'로 지정된 라인야후는 통상적인 기업이 아니다"라며 "(라인야후의) 현재 자세는 관심이 식는 것만을 기다리고 있다. 정부와 국회는 이 문제를 엄중히 다뤄야 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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