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부분의 요약AI 서비스는 GPT, 하이퍼클로바, 라마 같은 파운데이션 모델(AI서비스의 엔진 개념)을 활용해 개발된다. 누구나 파운데이션 모델을 쓸 수 있는 만큼 다양한 기업·개발자들이 서비스를 개발해 웹브라우저 확장프로그램이나 챗GPT용 GPTs(커스터마이징 챗봇)로 제공하고 있다. 업계에선 유사 서비스가 수백 가지가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제품화에 성공한 경우는 드물다. AI 기술은 누구나 쓸 수 있지만 핵심 정보를 누락시키지 않으면서도 적절한 분량으로 만드는 것은 기업의 역량이기 때문이다. 요약된 결과물을 얼마나 활용하기 좋게 보여주는가도 차별 포인트다. 예컨대 누구나 강의를 듣고 내용을 몇줄로 요약·설명할 순 있지만, '복습용 노트필기'로 만드는 것은 어려운 것과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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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I·UX 혁신하고 '시장특화'로 성장━
가장 주목받고 있는 곳은 릴리스AI다. 유튜브 영상뿐 아니라 웹페이지, PDF 파일 등 영상·음성·텍스트를 요약해 제공한다. 요약 시 내용별로 챕터를 만들어주고 원본을 비교할 수 있게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요약 결과물은 용어설명·공동작업 등이 가능한 노트 형태로 제공한다. 오현수 릴리스AI 대표는 "요약이란 키워드에 갇히지 않고, 사용자들의 콘텐츠를 소비시간을 절약해주는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릴리스AI의 누적 가입자 수는 18만명이다. 오현수 대표와 김예인 CPO(최고제품책임자)가 지난해 9월 창업해 직원 없이 단 두 명이 7개월 만에 거둔 성과다. 속도·정확도 등을 높인 유료 버전 매출액도 월 2000만원에 달한다. 오 대표는 다음달(6월) 중 흑자전환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유튜브 영상 요약 애플리케이션 '써머리'로도 알려진 비브리지는 최근 서비스를 대대적으로 확장·개편했다. 먼저 영상을 텍스트로 요약하는 써머리는 텍스트 대신 1분 내외 숏폼으로 요약해주는 '딥클립'으로 바꿨다. 텍스트 요약은 영상 콘텐츠 제작사를 겨냥한 B2B(기업간거래) 서비스로 변경했다. 그밖에 유튜브나 인터넷강의를 들으면서 노트필기를 할 수 있는 '슬리드' 서비스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B2B사업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박정현 비브리지 대표는 "ROI(투자대비수익률)나 차별점 등을 고려할 때 B2B가 더 효율적이라 판단했다"며 "영상 콘텐츠 제작사 입장에선 추가 매출을 발생시키거나 기존 인력 활용 방식보다 마진율을 높일 수 있어 수요가 크다"고 말했다. 현재 비브리지는 휴넷, 삼프로TV 등 기업들에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그밖에 네이버(NAVER)의 자회사 스노우도 유튜브 요약 서비스 '코얼리'를 제공하고 있다. 다른 사용자들이 소비한 인기 콘텐츠나 주제별 콘텐츠를 큐레이션 하는 등 일종의 플랫폼 역할을 하는 것이 특징이다. 이달 기준 무료 서비스로 운영되고 있으며, 크롬 확장프로그램 등으로도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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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료 솔루션도 수백가지…차별화 통한 수익 창출 관건"━
이에 업계는 요약 외에 추가적인 부가가치를 제공해 수익화를 진행하고 있다. 릴리스AI가 학습에 최적화된 노트형태의 UI(사용자환경)를 제공하거나 비브리지가 콘텐츠 제작자들을 위한 B2B 서비스로 특화하는 등의 방식이다.
오현수 대표는 "업무용 툴인 노션(Notion)도 문서작성, 프로젝트 관리 등 핵심 기능은 다른 솔루션들과 차이가 없지만, 사용성으로 사용자들에게 선택받았다"며 "사용자들이 기능이 아닌 프로덕트(제품)에 만족하도록 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는 이같은 측면에서 국내 스타트업들의 제품 경쟁력이 높다고 보고 있다. 릴리스AI 측은 이미 흑자전환을 기대할 만큼 매출을 발생시키고 있고, 비브리지는 마그나인베스트먼트, 블루포인트파트너스, 디티앤인베스트먼트 등에서 누적 28억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업계 관계자는 "요약AI 기술 자체로 경쟁한다기보다는 콘텐츠 제작 효율화, 교육·업무 효율화 등 개별 시장에 스타트업들이 요약AI라는 기술을 무기로 도전하는 양상"이라며 "국내 스타트업들이 요약AI라는 기술을 상당히 효율적으로 잘 활용하고 있는 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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