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규어AI의 로봇기술에다 오픈AI의 투자를 통해 AI(인공지능) 학습까지 한 결과다. AI를 탑재한 휴머노이드의 비약적인 발전은 국내에도 상당한 자극을 줬다. 유망한 휴머노이드 로봇기업을 찾으려는 움직임이 활발히 일어났다. 투자자들이 주목한 곳은 휴머노이드 '앨리스'를 개발한 에이로봇이다.
에이로봇은 최근 35억원의 시드 투자를 유치했다고 밝혔다. 설립당시 엔젤투자를 제외하면 사실상 첫 투자다. 하나벤처스가 주도한 이번 라운드엔 SGC파트너스, 가우스캐피탈매니지먼트 등이 참여했다. 투자자들은 "전세계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경쟁이 격화하는 가운데 에이로봇의 기술력과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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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 외면받던 휴머노이드, 분위기 확 달라져━
분위기가 바뀐 것은 오픈AI의 챗GPT, 피규어AI 등의 발전을 목격하면서다. 급팽창하는 'AI 휴머노이드' 분야에 한국이 뒤처질 수 없다는 공감대가 생긴 것이다. 에이로봇의 시드 라운드에 투자사들의 관심이 매우 높았다는 후문이다.
조경훈 하나벤처스 본부장은 "로봇기술이 매우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한국에선 관련 회사가 많지않다"며 "에이로봇의 경우 기술력과 인력 충원 가능성 등을 높이 샀다"고 밝혔다.
에이로봇을 시작으로 휴머노이드 개발에 대한 국내 투자 역시 늘어날 조짐이다. 벤처투자업계에선 몸에 입거나 부착하는 웨어러블 로봇 중심에서 휴머노이드 중심으로 로봇투자의 색깔이 달라질 거란 시각도 있다. 조 본부장은 "AI가 접목돼 로봇 성능이 좋아진 데다 중국 기업들이 진출하면서 단가가 낮아졌다"며 "휴머노이드 산업이 전반적으로 빠르게 성장할 시기가 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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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월드컵 우승 주역…한국 휴머노이드 개발 이끈다━
로보티즈에선 재난 구조용 휴머노이드 '똘망'을 개발했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때는 두 다리로 스키 타는 로봇 '다이애나'로 눈길을 끌었다. 에이로봇 창업 이후 미국에서 투자하겠다는 제안도 받았지만 회사를 미국으로 옮겨야 한다는 조건은 수용하기 어려웠다.
이에 박물관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내·리셉션 로봇(웰컴로봇)을 판매, 그것으로 회사운영자금을 만들면서 본업인 휴머노이드 개발에 매달렸다. 에이로봇은 한 교수가 몸담은 경기 안산 한양대 에리카 캠퍼스에 자리했다. 그의 연구실엔 차세대 로봇영웅을 꿈꾸는 젊은 석박사 인재들이 몰렸다.
그러면서 "2028년 휴머노이드가 제조현장에서 일하도록 하겠다는 우리 비전을 투자자들이 믿어준 것"이라며 "테슬라 옵티머스에 필적할 로봇을 연내 선보일 것이고 투자금은 이를 위한 인력 확충과 개발에 투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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