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식은 이날 오후 2시 봉하마을 생태문화공원 특설무대에서 '지금의 실천이 내일의 역사입니다'를 주제로 열렸다. 추도식 주제는 노 전 대통령이 2004년 12월6일 프랑스 파리 소르본 대학교에 초청받았을 때 했던 연설에서 따왔다.
추도식에는 행사 시작 전부터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추도객들은 노무현재단에서 제공한 노란 모자를 쓰고 노 전 대통령의 과거 행보를 기록해둔 게시판을 둘러봤다. 게시판에 있던 노 전 대통령의 젊은 시절 사진과 함께 기념사진을 찍고 있던 60대 A씨는 "한 해도 빼놓지 않고 추도식에 오고 있다"며 "올 때마다 (노 전 대통령에게) 죄송하기도 하고 복잡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
오후 2시가 가까워지자 행사장에 마련된 2500개 의자는 가득 채워졌다. 27도를 웃도는 더위에도 선 채로 추도식을 지켜보는 이들도 많았다. 노무현재단은 이날 추도식을 찾은 추도객 규모를 5000명 정도로 추산했다.
추도식에는 권양숙 여사와 아들 건호씨 등 노 전 대통령 가족들과 문재인 전 대통령 부부, 김진표 국회의장, 한덕수 국무총리 등도 자리했다. 문 전 대통령은 2022년부터 3년 연속으로 추도식에 참석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본인 명의의 추모 화환과 홍철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을 보내 애도를 표했다.
여야 정치권 인사들도 봉하마을에 대거 집결했다. 국민의힘에서 황우여 비대위원장과 추경호 원내대표 등이 자리했고, 민주당에선 이재명 대표를 비롯한 22대 총선 국회의원 당선자 전원이 참석했다.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와 강은미 정의당 의원,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한창민 사회민주당 당선인 등도 참석했다. 지난해 영국 유학을 떠났던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도 일시 귀국해 추도식을 찾았다.
노 전 대통령과 문 전 대통령 멘토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는 추도사에서 "님(노 전 대통령이)이 남기신 말과 글을 수백번 옮겨쓰고, 읽고, 보고, 듣고, 다시 들여다보고 나면 마음이 가라앉는다. 그러면 살아볼 용기를 다시 내보기도 한다"며 "언제나 지금도 님은 부족한 제게 삶의 기준이며 지표"라고 말했다.
이어 "오늘 이 자리에서 우리는 새롭고 올곧게 거듭나려고 한다. 당신이 꿈꾸던 사람 사는 세상을 이루겠다고 다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지금 여러분의 생각과 실천이 내일의 역사가 될 것이다'는 노 전 대통령의 말을 인용하며 "당신의 뜨거운 절규를 이 자리에서 가슴에 아로새기고 성큼성큼 나아가겠다"고 전했다.
정세균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감사 인사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은 참여정부 5년 동안 오로지 한반도 평화와 번영, 대한민국 국익을 위해 노력했다. 우리 국민의 저력에 대한 굳은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노 대통령께서 우리 곁을 떠나신 지 15년, 불안하고 답답한 상황이지만 우리는 고난과 역경을 이겨낼 수 있다. 노 전 대통령께서 말씀하셨던 대한민국의 저력을 믿는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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