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이 지난해 말 리뉴얼한 종합통제센터(Operations & Customer Center·OCC)가 드디어 모습을 드러냈다. OCC는 승객의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생각하는 대한항공의 비전이 담긴 곳으로 23년 만에 새롭게 탄생했다.
대한항공은 23일 서울 강서구 대한항공 본사에서 지난해 12월 리뉴얼한 OCC와 항공의료센터를 비롯해 정비격납고, 객실훈련센터 등 안전 운항을 위한 핵심 시설을 공개했다.
330평 공간에 11개 부서 전문가 240여명이 근무하는 OCC는 3교대로 24시간 운영되는 '지상의 조종실'이다. 대한항공은 이달 기준 하루 평균 400여 편을 운항 중인데, OCC는 이를 모니터링하고 비정상 상황에 대응하는 역할을 한다.
이곳의 정면을 가득 채운 18m 길이 대형 스크린은 OCC의 상징이다. 가운데 화면을 통해 대한항공 항공기 항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는데, 화면의 기체를 누르면 해당 항공기 연료 현황, 고도 정보 등이 나온다. 그 왼쪽에는 실시간 방송 뉴스 화면을 통해 테러, 재난, 자연재해 등 세계 주요 이슈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했다.
현장 한 관계자는 "단일 항로로 운항하는 게 아니라 그날 상층풍에 따라 여러 항로를 만들어놓고 최적의 항로를 선정해 운항하고 있다"며 "대부분 항공기 안전 운항과 고객 편의를 위해 난기류(Air turbulence) 지역을 회피해서 비행 계획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CC와 함께 최첨단 시설로 돌아온 '항공의료센터'도 인상깊었다. 이곳은 승무원·조종사와 임직원들의 건강을 관리하는 곳으로 대한항공은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정기 건강 검진을 시행 중이다. 신체뿐만 아니라 '마음 건강 검진' 프로그램을 통해 심리 상담도 받을 수 있다.
특히 조종사들의 경우 진료비까지 회사에서 모두 지원해주며 치료 시 2년간 유급 휴가도 낼 수 있었다. 현장 관계자는 "조종사 건강이 안전한 운항에 중요하기 때문에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길이 180m, 폭 90m에 달하는 김포 격납고에선 항공기 기체와 각종 부품을 검사하고 수리하는 정비 작업을 24시간 수행한다. 이날 방문한 격납고에서도 소형기 3대, 전용기 1대가 수리되고 있었다.
특히 항공기 도어 작동 실습, 비상사태 대응 훈련 등을 직접 볼 수 있는 시간도 주어졌는데, '머리 숙여', '자세 낮춰', '나와', '짐 버려' 등 명령어를 이용하며 시범을 보이는 승무원들의 모습을 통해 이들이 승객의 안전을 위해 얼마나 체계적이고 엄격하게 움직이는지 알 수 있었다.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종합통제센터, 항공 운항은 조종사만 하는 게 아니라 운송, 운항, 객실 이런 요소들이 총체적으로 커뮤니케이션 돼야 안전한 운항이 가능하다"며 "대한항공도 2000년에 준비를 해 종합통제센터 문을 열었고 2만명 직원 중 80% 이상을 안전 관련 직원으로 고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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