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23일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우선 국제문화교류지원 전담 기관으로 지정된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하 진흥원)의 설치 근거법령을 제정해 진흥원을 중심으로 타 기관이 운영하고 있는 국제문화교류 관련 사업들을 재편하는 한편 국제교류 전문기관으로 입지를 강화한다.
해외 현지에서는 재외 한국문화원이 한국관광공사 해외지사,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 비즈니스센터, 세종학당 등의 협업을 이끄는 K-컬처 확산의 구심점 역할을 한다. 이를 위해 한국문화원이 '종합 에이전시'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운영 형태를 다양화하고 행정원 근무여건도 개선한다. 타 부처, 민간과의 정책 논의를 위해 '국제문화교류진흥위원회', 'K-콘텐츠 수출협의회' 운영도 내실화한다.
한국문화원은 K-컬처 전초기지가 될 수 있도록 문화원장 교육, 문화원 평가를 강화하는 등 기능도 확충한다. 운영 프로그램을 자체 기획, 권역별 순회, 계기별 행사로 재구조화하고 프로그램 분야도 다양화해 365일 고품격 문화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한국문화원이 없는 지역에서는 세종학당이 '작은 문화원'으로서 기능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문체부는 또 한류와 연관 소비재 간 연계 강화를 위해 부처 간 협업을 더욱 긴밀하게 추진한다. 산업통상자원부와 농림축산식품부, 해양수산부, 중소벤처기업부 등이 문체부와 함께하는 'K-박람회'도 올해부터 연 2회 이상 개최하고, 인도네시아 자카르타에 이어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에도 해외홍보관(코리아 360)을 설치할 예정이다.
국제문화교류 관련 지원사업도 개편한다. 문화예술 분야 민간 국제교류 활동 공모제도의 경우 사전에 조사된 우수 해외 기관, 축제 등에 진출하려는 작품을 대상으로 지원하는 방식으로 전환한다. 개별적 정성 심사를 최소화하고 지원 항목도 항공료 등으로 표준화해 민간 문화예술 공연전시팀들의 해외진출이 예전보다 쉽게 하도록 하겠다는 복안이다.
문체부는 그간 문예기금과 한국문화원을 통해 별개로 운영하던 문화행사 순회 지원사업을 '투어링 K-아츠'로 일원화하고, 수교·국제행사 등을 계기로 여는 한국문화 축제를 '코리아시즌'으로, 기업 대상 행사들도 '코리아엑스포'라는 단일 브랜드로 재편한다. 앞서 '파리 올림픽'을 계기로 마련한 '2024 코리아시즌'은 '원밀리언 댄스 스튜디오'의 이번달 초 파리 개막공연을 시작으로 이미 프랑스 전역에서 공연을 진행 중이다.
문체부는 지난 2월 6일, 국제문화교류와 해외 한국문화 홍보기능을 강화하기 위한 전담 조직인 '국제문화홍보정책실'을 신설한 후 약 70여 회에 걸친 분야별 의견수렴을 토대로 이번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수립했다.
이날 유 장관은 본인의 경험담을 예로 들며 새로 추진하는 민간 국제교류 활동 공모제도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배우생활을 하면서 해외에 1980년대부터 갔었는데 민간인으로 공연을 가 보면 갈 때마다 상당히 어려움을 겪었고 '현지 대사관이나 문화원은 뭐하고 있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며 "해외 문화원이나 공관에선 경제적 지원이 아니더라도 지역 네트워크를 활용해 역할만 해줘도 공연장소 잡는 등의 문제에 있어서 굉장히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한국문화에 대한 전 세계적 관심이 높아진 지금, K-컬처의 해외 확산을 총력 지원해 우리 문화의 매력을 전 세계에 알리는 것이 목표"라며 "이번에 발표한 '국제문화정책 추진전략'을 토대로 기존 정책들을 체계적으로 정비·확대하고 다양한 주체와 협력을 이끌어 우리나라가 '글로벌 문화 중추 국가'로 도약하는데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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