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 97%가 이자에서…지방은행의 속사정

머니투데이 김도엽 기자 | 2024.05.23 05:17
주요 은행, 총 영업이익 중 이자이익 비중/그래픽=김다나
지방은행들의 수익 가운데 이자이익 비중이 시중은행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비이자이익을 늘리기 어렵고 대출에만 기댄 탓에 대출 건전성이 악화하면 지방은행의 수익성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4개 지방은행(부산·경남·전북·광주은행)의 올 1분기 총영업이익은 1조725억원이며 이 가운데 비이자이익은 5.2%(558억원)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 9%(8510억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구체적으로 보면 부산은행이 수익의 96.9%(3829억원)를 이자이익으로 벌면서 비이자이익 비중이 3.1%(124억원)로 가장 낮았다. 뒤이어 △전북은행 3.8%(62억원) △광주은행 5.7%(130억원) △경남은행 8.5%(242억원) 순이다. 특히 부산은행의 비이자이익 비중은 시중은행 중 비이자이익 비중이 가장 큰 우리은행(12.3%)의 4분의1 수준에 그쳤다.

지방은행들은 비이자이익을 늘려야 하지만 기반이 약하다. 은행의 비이자이익은 신탁이나 펀드 등 WM(자산관리)를 통한 수수료이익이 중심이다. 투자상품 등을 소비할 고객비중이 수도권에 비해 적기 때문에 수도권에 점포가 거의 없는 지방은행으로선 관련 사업부문도 미비하다.


이자이익에 집중할 수밖에 없는 구조 탓에 수익성 높은 대출을 중심으로 취급하면서 지방은행의 건전성도 빠르게 악화한다. 지난 1분기 전북은행의 연체율은 1.56%로 전년 동기(1.19%)에 견줘 0.37%포인트 뛰었다. 광주(0.67%) 부산(0.62%) 경남(0.45%) 등 나머지 지방은행도 4대 시중은행(0.25~0.32%)보다 2배 가까이 높은 연체율을 기록했다.

한 지방은행 관계자는 "수도권에 대기업이 집중됐고 지방에는 영세한 기업이 많다는 시장 차이가 은행에도 그대로 적용된다"며 "특히 지난해처럼 급격한 고금리가 찾아오면 신용이 낮은 기업일수록 대출금리가 빠르게 오르면서 이자이익 비중이 커진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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