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AP통신에 따르면 미국이 3억2000만달러를 들여 건설한 부유식 부두에 지난 17일 처음으로 구호품이 도착했으나, 다음날 구호트럭 다수가 가자 중심부의 창고로 이동하던 중 군중들로부터 약탈을 당했다. 이 과정에서 팔레스타인 남성 1명이 사망했고, 최소 이틀 동안 부두를 통한 구호품 전달 작전이 중단됐다.
AP통신의 18일 영상에는 이스라엘 장갑차가 해변도로를 지나고 구호 트럭이 도로를 따라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있다. 길가에서 이를 지켜보던 민간인들이 구호 트럭 위로 올라가 구호품을 아래로 던지기 시작했고 이후 더 많은 사람들이 구호트럭과 구호품을 덮쳤다. 곧이어 사람들이 가슴에 상처를 입고 움직이지 못하는 남성을 군중 사이로 옮기는 장면이 포착됐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FP) 대변인 스티브 타라벨라에 따르면 18일 출발한 구호트럭 16대 중 5대만 구호품을 실은 채 목적지인 가자 중심부의 물류창고에 도착했다. 다른 11대의 트럭들은 군중들에 휩싸여 약탈당한 후 빈손으로 목적지에 도착했다. 미 국부무에 따르면, 21일까지 총 569톤의 구호품이 가자지구 부두의 안전구역에 도착했지만 대체 운반루트를 찾느라 상당 부분 가자 창구로 옮겨지지 못하고 남겨져있다.
WFP는 인도주의 단체들이 안전하게 활동하는 데 필요한 조건을 이스라엘이 보장해주지 않는 한 미국의 부두 구호 작전은 실패로 돌아갈 것이라고 짚었다. 미 국방부는 21일 구호품 배달이 안전한 해상으로부터 다시 재개될 것이라고 밝혔으나 유엔은 전해들은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WFP는 미 국제개발처와 함께 물류 및 보안조치를 재평가하고 가자지구 내 대체 경로를 찾고 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후 이스라엘의 국경 통과 제한과 가자지구 전역에 걸친 전투로 인해 가자지구 주민 230만명이 심각한 식량 위기에 처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안팎에서 가자지구의 인도주의적 재앙에 대한 비난이 제기되자 미군에 구호품 전달을 위한 부유식 부두를 지으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국제 구호단체들은 미국의 부유식 부두를 이용한 구호 프로젝트에 비판적이다. 육로 통과를 통한 식량 지원만이 기아를 막을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지적이다. 전 국제개발처(USAID) 관리인 제레미 코니딕은 미국의 부두작전을 "인도주의적 연극"(humanitarian theater)이라며 정치적 효과를 노린 것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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