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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생산 40% 전남에 '이상기후'…수확량 26% 줄어들 듯━
양파 가격도 소폭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양파 1kg 기준 전국 도매시장 평균 가격은 1065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53원) 가량 올랐다. 월동 작물인 양파는 8~9월에 파종해 5~6월에 수확한다. 수급이 줄어드는 겨울철에 가격이 올랐다가 수확기인 봄부터 낮아지는 모습을 보인다. 올해는 평년(최근 3년 평균) 보다도 5% 높은 수준이다.
이상 기후 영향으로 양파 생산에 문제가 생긴 탓이다. 생장 시기인 지난 겨울 광합성 작용이 부실해 성장 지연으로 상품성이 떨어져 수확조차 어려운 상태다. 전남 지역 강수량은 평년보다 75% 늘고, 일조량이 50% 넘게 감소했다. 양파는 크기에 따라 상·중·하품으로 나뉘는데 상품 비중이 현저히 떨어졌다. 전체 수확량은 지난해 보다 26% 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전남 양파 농가들은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사단법인 전국양파생산자협회 무안군지회는 지난 21일 전남 무안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상 기후에 따른 특별 재난지역으로 지정해 줄 것을 요구했다. 태풍 등과 같은 자연 재해로 인한 피해로 봐달라는 취지다. 김병덕 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무총장은 "냄비 뚜껑을 덮고 양파를 넣어 놓은 꼴"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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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파 생산 차질 후폭풍 우려…수급 대란 벌어질까━
양파는 가정 뿐만 아니라 식품 제조업체 주요 식재료다. 대표적인 양념채소류 재료로 쓰인다. 식품산업 원료소비 실태조사에 따르면 과일·채소 가공품에 25% 가량이 사용되며, 즉석식품 15%, 만두류에 10% 등이 사용된다. 제조 업체에 판매되는 비중이 전체의 20%를 넘는다.
물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과수 재배 차질로 가격이 천정부지로 오른 사과처럼 양파로 인한 인플레이션(물가 상승)도 배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특히 농산물 가격은 수급 상황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올해 초 만해도 정부가 양파 수급조절을 위해 수입량을 늘리면서 가격이 급락해 논란이 되기도 했다. 수입량을 조절하면서 가격이 안정화 됐다.
다만 양파는 3~6개월 가량 저장해 재고를 확보하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영향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있다. 농림부는 지난해 양파 재배 면적이 늘어 수급 차질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조생종 양파는 일조량 부족 등으로 생산 단수가 7.1% 감소했지만 중만생종 양파는 재배 면적이 8.9%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업계 관계자는 "가격이 순식간에 변화할 수 있어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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