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500억 쓰고 겨우 6위' 포체티노, 예견된 경질이었다 "구단 역대 최악의 감독"... 이제 콤파니·아모림 등 '젊은 감독' 원한다

스타뉴스 박재호 기자 | 2024.05.22 09:46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지난 2023년 7월 첼시 감독으로 부임해 유니폼을 들고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첼시 공식 SNS
경기를 지켜보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첼시의 감독 잔혹사가 이어진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52) 감독이 1년 만에 첼시를 떠난다.

첼시는 21일(현지시간) 공식 채널을 통해 "포체티노 감독과 상호 합의 하에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결별 이유는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면서 "구단은 새 감독이 선임될 때까지 (감독과 관련해) 더 이상 언급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렌스 스튜어트와 폴 윈스탠리 스포츠 디렉터는 "첼시의 모든 사람을 대표해 올 시즌 포체티노의 공로에 감사를 표한다. 그는 언제든지 스탬포드 브릿지로 돌아올 수 있다. 포체티노가 추후 본인 감독 커리어에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포체티노 감독은 "첼시의 역사와 함께할 기회를 준 것에 첼시 구단주와 디렉터들에게 감사하다. 첼시는 여전히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와 유럽 무대에서 계속 발전할 좋은 위치에 있다"고 사임 소감을 전했다.

이로써 지난해 7월 첼시 지휘봉을 잡았던 포체티노 감독은 1년도 안 돼 첼시를 떠나게 됐다. 원래 2년 계약에 1년 연장 옵션이 있었지만 기존 계약을 다 채우지 못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의 기자회견 모습. /AFPBBNews=뉴스1
선수에게 지시를 내리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오른쪽) 감독. /AFPBBNews=뉴스1
첼시의 '감독 잔혹사'가 이어진다. 지난 2022년 9월 토마스 투헬 감독이 나가고 그레이엄 포터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지만 성적 부진으로 경질됐다. 이어 구단 레전드인 프랭크 램파드가 임시 사령탑 체제로 2022~2023시즌을 운영했고 12위라는 최악의 순위로 시즌을 마쳤다.

첼시는 올 시즌 직전 EPL 경험이 많은 포체티노 감독을 데려오며 큰 기대를 걸었다. 뿐만 아니라 약 65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 돈을 쏟아부어 모이세스 카이세도, 크리스토퍼 은쿤쿠, 니콜라스 잭슨 등 전 포지션에 걸쳐 선수를 보강했다. 하지만 효과는 전혀 나타나지 않고 시즌 초부터 하위권으로 미끄러졌다. 불과 2년 전 유럽축구연맹(UFEA) 챔피언스리그(UCL) 우승컵을 들어 올린 빅클럽의 위용은 온데간데 없었다. 시즌 내내 8~10위를 머물다가 막판 5연승에 성공하며 승점 63(18승9무11패)으로 최종 6위를 기록, 겨우 체면치레했다. 그나마 잉글랜드 카라바오컵(리그컵)에서 준우승하고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에서 4강에 오른 것이 눈에 띄는 성과다.

사실 경질은 예견된 수순이었다. 포체티노 감독은 시즌 초부터 경질설에 시달렸다. 지난해 9월 첼시가 아스톤 빌라와의 6라운드에서 패하며 14위까지 순위가 떨어지자 영국 90MIN은 "첼시에 온 지 2개월밖에 안 된 포체티노 감독이 경질 후보로 지목됐다"며 "첼시는 엄청난 돈을 썼다. 부진한 결과가 이어진다면 포체티노는 숨을 곳이 없다. 토트 보엘리 구단주가 경질이라는 방아쇠를 당길 수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시즌 중반을 넘어서도 10위권을 맴돌자 첼시는 사비 알론소 레버쿠젠 감독에게 눈길을 돌리기도 했다. 당시 프랑스 '스포츠 존'은 "첼시가 즉각 감독 교체를 단행할 수 있다. 베다드 에그발리 공동 구단주가 즉시 알론소 감독의 영입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고 전했다.

코너 갤러거(왼쪽)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왼쪽) 감독이 심판진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AFPBBNews=뉴스1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기 중 손으로 얼굴을 가리고 있다. /AFPBBNews=뉴스1
985억을 들여 영입한 유망두 로메오 라비아가 32분만 뛰고 시즌 아웃되자 감독과 의료진의 무리한 출전 강행 때문이었다는 주장이 제기되면서 곤혹을 치르기도 했다.

이번 시즌 첼시 유니폼을 입은 라비아는 시즌 초반 발목 부상으로 경기에 나서지 못하다가 지난해 12월 울버햄튼과 17라운드에서 벤치에 복귀했고, 크리스탈 팰리스와 18라운드에서 후반 13분 교체 투입돼 데뷔전을 치렀다. 하지만 라비아는 불행하게도 이 데뷔전은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됐다. 경기 후 햄스트링 문제로 다시 부상자 명단에 올랐고 결국 최근 시즌 아웃 판정을 받았다.


첼시 소식을 다루는 '첼시 뉴스'는 "당시 라비아는 재활 과정을 100% 다 마치지 못했다. 하지만 첼시 스쿼드에 미드필더가 필요했던 상황에서 첼시의 테크니컬 직원에 의해 라비아의 복귀가 무리하게 앞당겨졌다"며 "재활 단계가 남아있었지만 테크니컬 직원을 의학적 조언을 무시했다"며 "라비아는 팰리스전이 끝나고 부상을 당했고 지금과 같은 상황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팬들은 '선수의 몸 상태를 가장 세심하게 살펴야 할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과 코치진은 뭐했나?'라고 비판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이 경기를 지켜보며 심각한 표정을 짓고 있다. /AFPBBNews=뉴스1
벤치에 앉아있는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지난달 아스널에 0-5 대패를 당하자 팬들의 경질 요구는 최고조에 달했다. 영국 '미러'는 "첼시 팬들은 팀이 아스널에 굴욕을 당하자 보엘리 구단주에게 포체티노 감독 해임을 요구했다"라며 "첼시는 여름 이적시장에서 4억 파운드(약 6800억원)를 썼다. 최근 경기 결과에 서포터들은 감독에게 분노를 쏟아냈다"라고 전했다.

'미러'에 따르면 첼시 팬들은 아스널과 경기 후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격양된 반응을 쏟아냈다. 포체티노 감독 경질 요청이 주를 이뤘다. "첼시 구단 역사상 최악의 감독이다. 구단주와 팀 디렉터는 오늘, 내일 또는 이번 주 안에 포체티노를 해고해야 한다", "구단에 도움이 되는 감독인지 의문이다", "올 시즌 포체티노 감독을 수차례 옹호했다. 하지만 이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라는 등 감독에 대한 비난이 주를 이뤘다.

심지어 전 감독과 비교까지 나왔다. 보엘리 회장은 첼시 인수 후 그레이엄 포터를 신임 감독으로 데려왔다. 하지만 포터는 성적 부진 끝에 7개월 만에 팀을 떠났다. '미러'에 따르면 한 첼시팬은 "포체티노가 포터보다 더 형편없는 감독이다. 그에게 많은 시간을 투자할 이유가 있는가"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첼시는 2022년 토드 보엘리가 구단주를 많은 이후 추락이 이어지고 있다. 총 10억 파운드(약 1조7347억원)를 쏟아부었지만 상위권 도약은 실패하고 선임했던 감독들 모두 실패 사례가 됐다.

포체티노를 내친 첼시가 어떤 감독을 데려올지 관심이 커진다. 영국 BBC는 "새 감독 찾기에 나선 첼시가 최근 키어런 맥케나(입스위치), 뱅상 콤파니(번리), 후벵 아모림(스포르팅) 감독에게 관심을 나타냈다"고 전했다.

최근 일자리를 잃은 토마스 투헬, 주제 무리뉴 감독이 첼시로 복귀할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BBC는 "첼시는 투헬, 무리뉴가 아닌 젊은 사령탑을 원한다"고 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AFPBBNews=뉴스1
마우리시오 포체티노(왼쪽) 감독이 경기 중 라힘 스털링에게 지시하고 있다. /AFPBBNews=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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