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경찰서는 이날 오후 2시쯤부터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를 받는 김씨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약 3시간여 조사를 마쳤다. 사고 다음날 진술 조서 이후 지난 12일, 15일에 이어 3번째로 진행된 피의자 신문 조서다.
이어 김씨는 조사를 마치고 카메라 앞에서 재차 "죄인이 무슨 말이 필요하겠습니까. 정말 죄송합니다"라고 말하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지 않고 빠르게 떠났다.
김씨는 조사를 진작에 마쳤으나 기자들이 앞에 있다는 이유로 약 6시간동안 경찰서를 나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지만 김씨 변호인은 명확한 사유는 밝히지 않았다. 김씨는 같은날 오후 2시쯤 조사를 받으러 출석할 때도 취재진을 피해 강남경찰서 지하주차장으로 들어왔다. 지난 19일 경찰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뒤 진행된 첫 조사인 만큼 공식 입장을 낼 거라는 관측이 있었지만 그렇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비공개 소환은) 특별 요청에 의한 것은 아니다"며 "신축 경찰서 특성상 설계 단계에서부터 피의자가 지하에서 바로 올라올 수 있게 돼 있다"고 말했다.
━
취재진 피하던 김호중…변호인 "피의자 보호조치 의무 있어, 양해 부탁"━
또 변호인은 "마신 술의 종류, 양까지 구체적으로 다 말씀드렸다. 한 순간의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했고 뒤늦게 시인해 국민들에게 용서를 구하고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노여움을 풀어주시고, 변호인으로 성실하게 수사에 협조하겠다"고 밝혔다.
매니저에게 대리 자수를 지시했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변호인은 "오늘은 음주운전 혐의에 대해서 조사받았다"고 밝혔다. 또 증거인멸한 정황에 대해 묻자 "추후 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당일 술을 얼마나 마셨는지 묻는 질문엔 "여기서 구체적으로 말씀드리는 건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뒤늦게 범행을 인정한 것이 구속을 염두에 두었냐는 질문엔 "양심에 기초해 거짓으로 국민들을 화나게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고, 김호중씨도 공감하고 있다"고 답했다.
마지막으로 변호인은 "방어권을 보장하고 변호인 진실의 의무를 지키겠다"고 했다. 이어"변호사법에 진실을 은폐하지 말고 거짓진술하지 않도록 나와있다"며 "법 취지에 충실하고 피해자가 억울하지 않게, 진실이 감춰지지 않게 성실히 향후 수사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
'뒤늦게 음주운전 시인' 김호중, 예정된 공연 강행…김천시 공연은 '매진'━
김씨는 사고 직후 현장을 이탈해 경기도 한 호텔로 갔다가 17시간 만인 다음 날 오후 4시30분쯤 경찰에 출석했다.
이 과정에 김씨의 매니저가 김씨 대신 경찰서에 출석하고 차량에 있던 블랙박스 메모리 카드를 제거하는 등 김씨 소속사가 조직적으로 사고를 은폐하려 한 정황이 드러났다.
김씨는 지난 19일 소속사를 통해 음주운전 사실을 시인했다.
김씨 소속사 생각엔터테인먼트는 김씨가 이달 23일부터 열리는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KSPO DOME(올림픽체조경기장) 특설무대에서 열리는 '월드 유니온 오케스트라 슈퍼 클래식: 김호중 & 프리마돈나'에 참여한다고 밝혔다.
티켓 예매처인 멜론은 이날 오전 공식 홈페이지에 '슈퍼 클래식의 예매 티켓 환불 수수료를 면제하고 이미 예매를 취소한 관객에게는 수수료 전액을 돌려준다'고 공지했다. 슈퍼 클래식은 티켓 가격이 15만~23만원을 웃돈다.
다음달 1~2일에 열리는 '트바로티 클래식 아레나 투어 2024' 콘서트는 진행 여부가 불투명한 가운데 티켓은 매진 행렬을 보였다. 생각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김천시 콘서의 경우) 아직까지 취소 여부가 결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