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7500원에 새우 무제한" 미국 외식업체 '파산'…빚 13.6조원

머니투데이 윤세미 기자 | 2024.05.21 12:02
미국 최대 해산물 외식업체 레드랍스터가 파산 절차에 돌입했다. 고객 유치를 위해 20달러(2만7500원)에 새우 무한리필을 제공한 게 손실을 걷잡을 수 없게 키우는 악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AFPBBNews=뉴스1
20일(현지시간) CNN비즈니스 등 외신에 따르면 레드랍스터는 19일 파산보호(챕터11·법정관리)를 신청했다고 밝혔다. 자산은 10억달러(약 1조3600억원), 부채는 100억달러로 서류에 기재됐다.

최근 레드랍스터 점포 수십 개가 잇따라 문을 닫으면서 파산설이 돌았던 터다. 현재 레드랍스터는 미국에 551개, 캐나다에 27개 점포를 운영 중인데 손실이 큰 점포 폐쇄를 진행하고, 나머지는 영업을 이어가며 인수자를 물색한단 계획이다.

레드랍스터는 이번 파산보호 신청이 코로나19 팬데믹 후 고객들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은 데다 비용 급등과 금리 상승 여파로 경영난이 심화한 결과라고 밝혔다. 매장 방문 고객 수는 2019년 이후 약 30% 감소한 상태다.

특히 지난해 고객 유치를 위해 월요일 한정 이벤트였던 새우 무한리필을 상시로 확대한 게 최악의 실수가 됐단 지적이 나온다. 새우 무한리필에 따른 손실은 1100만달러(약 150억원)에 달한다고 회사 측은 집계했다.


새우 무한리필을 소개하는 레드랍스터 메뉴판/사진=구글
레드랍스터는 지난해 20달러에 새우를 무한정 제공했는데 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리는 소비자들의 수요가 폭발하면서 회사엔 되레 악재가 됐다. 틱톡에선 레드랍스터에서 한 번에 새우를 몇 개까지 먹을 수 있는지를 자랑하는 챌린지가 유행하기도 했다. 레드랍스터는 새우 무한리필 가격을 20달러에서 22달러로, 이후 25달러(3만4000원)로 두 차례 인상했지만 손실을 만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엔 다시 월요일에만 새우 무한리필을 이용하도록 정책을 바꿨다.

외식업계 리서치회사인 스티븐스의 짐 살레라 애널리스트는 "현재 (고인플레이션) 환경에서 고객들은 가성비를 추구하고 한 푼이라도 아끼려고 한다"면서 "20달러면 소비자 1명이 회사 이윤 분기점을 넘어서는 양을 먹을 가능성이 무척 크다"고 평가했다.

새우 공급업체를 레드랍스터의 최대 주주였던 해산물 통조림 회사 타이유니언에서 독점 공급받은 게 비용 증가로 이어졌단 지적도 나온다. 타이유니언의 지시에 따라 폴 케니 임시 최고경영자(CEO)가 임명된 뒤 레드랍스터가 다른 새우 공급업체 두 곳과 계약을 철회하고 타이유니언에서 새우를 독점 공급받았다는 것이다. 레드랍스터는 이 결정이 회사의 일반적인 의사 결정 프로세스에 부합하지 않았으며 비용이 증가했다며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1968년 출범한 레드랍스터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해산물 레스토랑으로 인기를 끌었다. 미국 팝스타 비욘세의 노래 '포메이션'의 가사에 포함된 것으로도 유명하다. 1970년대 초 미국 식품 대기업 제너럴밀스 산하에 들어갔으나 1995년 다른 레스토랑 사업과 함께 분사했다. 2016년 타이유니언그룹이 레드랍스터 주식의 25%를 취득한 뒤 출자 비율을 49%까지 높이며 최대 주주에 올랐으나 올해 1월 지분을 전량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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