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글로벌 동박 판매 비중은 유럽 48%, 아시아 36%, 미국 16%로 집계됐다. 1년 전(유럽 35%, 아시아 60%, 미국 5%) 대비 아시아의 비중이 급감했고, 유럽과 미국의 비중이 크게 늘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아시아 판매의 경우 국내가 가장 많은데, 절대적 물량이 줄어든 건 아니다"며 "미국과 유럽에서의 판매가 급속도로 확대되며 아시아 비중이 상대적으로 쪼그라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전기차 캐즘(Chasm, 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둔화기) 속에서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동박의 북미향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80%, 유럽향 판매량은 99% 성장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과 삼성SDI 등 고객사들의 현지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며 판매가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상반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가장 강력한 매출원은 미국의 얼티엄셀즈(LG에너지솔루션과 GM의 합작법인) 공장"이라며 "가장 큰 고객사에게 공급을 시작한 것인데, 하반기에는 기존 핵심고객에게도 납품을 시작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미국 시장에 거는 기대가 크다. 미국에 중국산 동박이 침투하기 어려운 환경이 갖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발 과잉 공급은 동박 업황 부진을 야기시킨 주 원인으로 손꼽힌다. 하지만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및 관세 이슈를 앞세운 미국의 경우 이런 상황으로부터 일종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을 기대할 수 있는 시장으로 간주되고 있다. 동박의 경우 미국 수입을 제한하는 해외우려단체(FEOC) 적용 대상은 아직 아니지만, 북미 기업들은 중국산이 가진 불확실성을 이유로 K-동박을 선호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관계자는 "중국산 제품의 미국 수입에는 현재 보복 관세 25%가 붙은 상황이고, 미국 대선 이후에도 보복 관세는 유지되거나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동박 기업이 북미 현지에 진출하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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