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서울의 주요 대형병원인 '빅5'(서울대·서울아산·삼성서울·세브란스·서울성모병원)에 따르면 이곳 소속 전공의들은 지난 2월 19일과 20일 대거 떠난 후 복귀 움직임이 포착되지 않았다. 빅5 전공의는 총 2745명으로, 전체 전공의(약 1만3천 명)의 21%에 달한다.
'빅5' 중 전공의 비율이 가장 높은 서울대병원은 전체 의사 중 전공의가 740명가량으로, 전공의 비율이 약 46%에 달한다. 세브란스병원 전공의는 600여 명으로, 병원 전체 의사의 40%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관계자는 "교육수련부에 문의가 좀 있다고는 하는데 미미하다"면서 "복귀한 전공의는 한 자릿수"라고 말했다. 서울아산·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모두 "복귀 움직임이 없다"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과 삼성서울병원의 전공의 비중은 각각 약 35%, 38%다. 서울성모병원 관계자도 "복귀 움직임이 거의 없다"고 했다. 서울성모병원은 전공의가 전체 의사의 약 34%를 차지한다.
지역 유일 상급의료기관인 울산대병원 전공의들도 20일 기준, 이탈 전공의들의 복귀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울산대병원 측은 "이탈한 전공의 수가 몇 명인지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들의 복귀 움직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울산대병원은 의정 갈등이 장기화하며 병원 재정 상황이 악화해 불가피하게 지난 3월부로 비상경영체제를 선언해 현재까지 운영 중이다. 비상 경영체제 여파로 지난 8일 신규 입사 예정 간호사들의 채용을 무기한 연기된 상태다. 신규 간호사의 채용 시점에 대해서도 병원 측도 현재로선 변동사항이 없다는 입장이다. 이들의 채용 여부는 의정 갈등 해결이 우선돼야 윤곽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전공의는 수련 기간에 구멍이 나면 전문의 수련 규정에 따라 추가로 수련해야 한다. 전문의 자격을 취득하려는 해(현재 최고참 전공의에겐 2025년)의 5월 31일까지 추가 수련을 마쳐야 전문의 자격을 딸 수 있다. 추가 수련 기간이 3개월을 넘기면 전문의 자격 취득 시기는 1년 늦춰진다.
이날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두발언에서 "개인별 차이는 있겠지만 2월 19일부터 이탈한 전공의의 경우 3개월이 되는 오늘까지 복귀해야 한다"며 전공의의 조속한 복귀를 촉구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브리핑에서 "현재 전공의들이 이탈한 건 정부의 업무개시명령 등 행정명령도 위반한 상태로 가 있는 불법 이탈"이라며 "(집행유예는) 불법 상태가 해소되고 현장에 돌아올 때 정상참작 관점에서 검토를 해볼 수 있는 것"이라고 단언했다.
노환규 전 의협 회장은 19일 SNS에 "모르는 사람들은 '전공의들이 자기 밥그릇을 지키려고 환자 곁을 떠났다'고 욕하지만, 그들은 절망이 바라보이는 벼랑의 끝에서 의료 가치를 지키기 위해 자신의 미래를 걸고 모든 용기를 동원해 힘겹게 투쟁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탈 전공의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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