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조 잭팟 잡아라"…두산이 체코 원전 수주에 승부 건 이유

머니투데이 이세연 기자 | 2024.05.22 06:15

체코는 '유럽 시장의 교두보', 폴란드·영국 등 가능성 높아져
연평균 10조 이상 대형원전 수출 기대…수익성 확보 가능

30조원 규모의 체코 원자력발전소 수주전 승자가 오는 7월 가려질 예정인 가운데 두산이 수주를 위해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프랑스와 2파전을 벌이는 상황에서 한국이 승기를 쥔다면 15년 만의 '한국형 원전' 수출이 된다. 두산그룹은 원전 수출을 통해 안정적인 사업 기반과 성장을 도모한다는 방침이다.
체코 신규 원전 사업 및 한국형 대형원전 주요 타겟 시장/그래픽=윤선정
22일 업계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현재 두코바니와 테믈린 지역에 1200메가와트(MW) 규모 원전을 최대 4기 건설하는 사업을 추진 중인데,미국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하면서 한국수력원자력(한수원)을 필두로 한 '팀코리아'의 경쟁자는 프랑스 전력공사(EDF) 뿐이다.

전체 사업비 30조원대에 이르는 이 사업에서 한국은 프랑스와 비교해 월등한 가격 경쟁력, 계획 기간 안에 원전을 완공하는 공기 관리 능력을 앞세우며 수주전을 펼치고 있다. 최근 체코 언론사인 '경제 저널(Ekonomicky Denik)'은 팀코리아의 수주 가능성이 EDF보다 높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다만 프랑스는 체코와 같이 유럽연합(EU)에 속한데다 유럽 내 원전 건설 경험이 많아 승부를 섣불리 장담하기는 어렵다. 체코 원전 수주에 성공하면 한국은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원전을 수출하게 된다. 유럽지역 첫 수출이기도 하다. 이는 향후 폴란드, 영국, 스웨덴, UAE 등 추가 원전 수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체코 정부는 7월 중순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한 뒤 연내 본계약을 마무리한다는 방침이다. 체코 신규 원전은 2029년 착공해 2036년 상업 운전을 목표로 하고 있다.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이 14일(현지시간) 체코 플젠 시에 위치한 두산스코다파워를 방문해 원전 핵심 주기기인 증기터빈 생산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사진제공=두산그룹
두산그룹은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하고 있다. 한수원이 체코 원전 사업을 수주하면 두산에너빌리티가 원자로와 증기발생기 등 1차 계통 핵심 주기기를 공급하고, 증기터빈 등 2차 계통 핵심 주기기는 체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가 맡는다. 두산그룹은 국내외 대형 원전 수출로 2025년 이후 중장기적으로 연평균 10조원 이상의 수주가 가능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대형 원전 수출을 바탕으로 친환경·고부가가치사업으로 포트폴리오를 전환하면서 동시에 수익성을 확보하겠다는 게 두산의 전략이다. 체코 수주가 두산그룹의 미래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게 되는 셈이다.

이런 까닭에 박정원 두산 회장이 직접 수주전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박 회장은 지난 13일(현지 시간) 체코 프라하에서 원전사업 수주를 지원하는 '두산 파트너십 데이'를 주관했다. 이 자리에는 체코의 얀 피셰르 전 총리, 페트르 트르제슈냐크 산업부 차관 등이 참석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수주를 전제로 현지 발전설비 기업들과 원전 주기기와 보조기기 공급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기도 했다. 체코 현지업체와 일감을 나누겠다는 게 주된 내용이다.

두산은 꾸준히 해외 원전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원전 시장에서 한국의 위상을 높여왔다. 올해 루마니아 원전1호기 피더관, 2022년 1조6000억원 규모 이집트 엘다바 원전 2차측 건설공사, 2021년 중국 쉬다보 원전 3·4호기, 텐완 원전 7·8호기의 계측제어 기자재, 가압중수로형 원전 4기(중국 진산 3단계 1·2호기, 캐나다 포인트 레프루, 브루스 6호기)의 피더관을 수주했다. 두산에너빌리티 관계자는 "각 나라에서 품질을 인정받으며 한국형 원전 수출의 가능성에 기여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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