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신약 나오나…고양이 갑상선약 임상시험 승인

머니투데이 류준영 기자 | 2024.05.20 10:00

원자력연, 고양이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사이로키티 주사액(I-131) 임상 추진
내년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신약 출시 기대, 중국 등 아시아 지역 수출 목표

한국원자력연구원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 시제품/사진=원자력
최근 반려동물로 고양이를 키우는 가구가 늘고 있다. 반려묘가 나이가 들면 갑상선기능항진증이라는 질병에 흔히 걸리는데, 국내에서는 장기간의 약물 치료 혹은 수술 외에 대안이 없다. 이런 가운데 최근 주사액 한 번에 치료가 가능한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국내에서 개발됐다.

한국원자력연구원은 국내 최초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인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의 임상시험 계획이 농림축산검역본부 승인을 받았다고 20일 밝혔다.

갑상선기능항진증은 갑상선호르몬이 과다하게 분비돼 심혈관 장애 등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특히, 고양이가 자주 걸리는 질환으로 10살 이상 노령 고양이의 10% 정도에서 발병한다.

미국 등 반려동물 선진국에서는 방사성동위원소를 이용한 갑상선기능항진증 치료제로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다. 반면, 국내에서는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도입되지 않아 항갑상선제를 평생 매일 투약하거나 갑상선을 제거하는 수술을 할 수밖에 없어 보호자와 고양이 모두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을 제조하기 위해 핫셀을 조작하는 모습/사진=원자력
연구원 임재청 박사 연구팀은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 치료 효과를 극대화한 방사성요오드(I-131) 투여량과 방법을 확인해 동물용의약품 제조 기준에 맞춰 고양이에게 최적화한 싸이로키티 주사액을 개발했다.

이 주사액을 투여하면 방사성요오드가 갑상선에 농축 흡수돼 비정상 갑상선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제거하는 데 1회 투여만으로도 충분한 치료 효과가 확인됐다.


이를 바탕으로 신청한 임상시험 계획이 승인돼 6월부터 수의핵의학 치료시설이 있는 충북대학교 동물의료센터에서 질환이 있는 반려묘 약 40마리를 대상으로 1년간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2018년 기초연구를 통해 방사성요오드의 치료제 가능성을 확인한 이후 2022년부터 농림축산식품부 반려동물전주기산업화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엘씨젠 및 충북대학교 수의과대학과 공동으로 치료제 개발을 본격화해 임상시험 단계로 접어들었다.
싸이로키티 주사액(I-131) 제조 핫셀 내부 모습/사진=원자력연
이번 임상시험을 통해 치료제의 효과 및 안전성이 최종 검증되면 품목 허가를 득하고 2025년까지 제품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는 국내 1호 동물용 방사성의약품이 될 전망이다. 나아가 반려묘의 비중이 높은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지역 동물용의약품 시장에 수출도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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