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정수소 발전 시대 코 앞으로…가격 만큼 '그린' 챙겨야

머니투데이 안정준 기자 | 2024.05.21 06:15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 개요/그래픽=윤선정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작과 함께 청정수소를 이용한 발전 시대가 궤도권에 들어선다. 발전사들은 물론, 수소 및 장비 공급사 등 청정 수소 밸류체인이 입찰을 기점으로 청정수소 발전 준비에 돌입한다. 관건은 어떤 수소를 이용한 발전이 선정되느냐다.

21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24일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 공고를 낼 예정이다. 입찰 물량은 6500GWh다. 입찰 공고 후 평가 과정을 거쳐 오는 11월 우선협상 대상자 윤곽이 나오고 12월 본계약이 체결되는 일정이다. 본계약을 통해 선정된 사업자들은 3년의 준비기간을 거쳐 2027년부터 15년간 청정수소 발전을 통해 전력을 공급하게 된다.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엔 정부의 에너지 전략이 담겼다. 지난해 원전 정책을 정상화하는데 주력한 정부는 올해 원전과 함께 수소 등 다양한 무탄소 전력원을 조화시키려고 한다. 세계 최초로 개설되는 청정수소발전 입찰 시장은 이같은 에너지 정책의 상징이다. 청정수소발전 입찰시장은 원료채굴에서 수소생산에 이르는 동안 수소 1kg을 생산하는 과정에서의 온실가스 배출량이 '4kgCO2e(이산화탄소 환산킬로그램)' 이하의 수소를 연료로 사용하는 발전사업자가 대상이다.

그동안 청정수소 시대를 준비한 국내 수소 밸류체인이 입찰에 참여할 전망이다. 청정수소 발전사업자에게 연료인 수소를 공급할 롯데케미칼과 SK E&S, 발전 사업자에게 장비를 공급할 한화임팩트와 두산퓨얼셀, 두산에너빌리티 등이 발전사 및 건설사 등과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파악된다. 입찰 평가 기준은 100점 만점을 기준으로 가격 60점, 비가격 40점 비중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최저가 우선이며 비가격은 청정수소 등급 등 환경기여도에 따라 평가된다. 가격과 비가격 합산 고득점 사업자 순으로 낙찰자가 결정된다. 가격 비중이 큰 만큼 가격경쟁력이 높은 곳이 유리하다.

그런데 입찰 참여가 예상된 청정 수소 발전 에너지원의 성격이 제각각이다. △태양광과 풍력 등 재생에너지로 만든 '그린수소'△천연가스에서 이산화탄소를 포집, 제거한 '블루수소'△그린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한 '그린암모니아'△블루수소를 암모니아로 변환한 '블루암모니아' 등으로 나뉜다. 수소혼소가 가능한 천연가스 및 석탄 발전도 들어올 수 있다.


청정수소 발전의 궁극적 지향점은 '무탄소 발전'이기에 평가 기준 중 비가격 부문에선 '탄소배출 제로'인 그린수소와 그린암모니아가 가장 높은 평가를 받을 수 있다. 하지만 그린수소·그린암모니아는 아직 단가가 높아 높은 점수를 받기가 어렵다. 가격 부문에선 수소혼소가 경쟁력이 있다. 전체 평가 중 가격 비중이 높기 때문에 그린수소·암모니아가 전반적으로 열위에 있다.

업계 일각에선 유럽연합(EU)의 탄소국경조정제도와 미국의 청정경쟁법 등 주요 수출시장의 탄소국경세 강화에 따른 발전원의 탄소절감 비용 부담을 염두에 두면 환경기여도(무탄소 발전) 등 비가격 평가 요소도 가격 만큼 높게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입찰에 따른 계약 기간이 15년인 만큼 추후 수소와 재생에너지 기술 발전과 관련 인프라 확대에 따라 그린수소 단가가 빠르게 떨어질 것이란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세계에서 처음 개설되는 청정수소 발전 입찰 시장은 그린수소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첫 무대가 될 수도 있다"며 "시장에 투입될 전력인 만큼 가격에 높은 가점을 주는건 당연하지만, 입찰 평가 과정에서 그린수소의 약점인 경제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도 고려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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