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MLCC, 전장용에서만 올해 매출 1조원…로봇·우주로 사업 확대"

김위헌 삼성전기 MLCC 제품개발 상무가 MLCC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삼성전기

삼성전기가 전장(자동차 전기·전자 장비)용 MLCC(적층세라믹콘덴서) 사업을 강화해 이 부문에서만 올해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향후 MLCC 사업 영역을 휴머노이드(인간형로봇)·에어로스페이스(항공우주)·에너지 등으로 계속 넓혀간다.

삼성전기는 지난 17일 서울 중구 삼성전자 기자실에서 가진 '제품 학습회'에서 이런 계획을 밝혔다.

MLCC는 전기를 보관했다가 일정량씩 내보내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초소형 부품이다. 회로에 전류가 일정하게 흐르도록 조절하고 부품 간 전자파 간섭 현상을 막아준다. 최신 스마트폰에는 1000여개, 전기차에는 1만8000~2만개의 MLCC가 들어간다.

삼성전기는 MLCC 사업 영역을 기존 스마트폰 등 IT(정보기술)용에서 AI(인공지능)서버용, 전장용 등으로 확대하고 있다. 특히 2024~2028년 기간 IT용(연평균성장률 전망치 5%), 산업용(7%)에 비해 전장용(12%) 시장이 가장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고용량·고신뢰성의 전장용 MLCC 개발·공급에 노력하고 있다.

김위헌 삼성전기 MLCC 제품개발 상무는 "전장 부문에서 ADAS(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용, 파워트레인(동력전달계)용 MLCC 시장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보고 관련 부문에 집중해 제품을 개발하고 양산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와인잔(500cc)에 가득 채운 MLCC의 가격은 약 3억원에 달한다./사진=삼성전기

전장용 MLCC는 IT용 대비 요구되는 기술 난이도가 높아 개발 기간도 약 3배 정도 길다. 그만큼 가격도 IT용보다 3배 이상 비싼 고부가 제품이다. 삼성전기는 제품 라인업 확대, 차별화 기술을 바탕으로 올해 전장용 MLCC에서만 매출 1조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내년에는 MLCC, 카메라 모듈 등 전장용 부품에서 매출을 총 2조원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도 세웠다.

삼성전기는 MLCC 사업 영역을 점차 넓혀갈 계획이다. '향후 10년' 동안의 사업 영역으로 △전기차·자율주행 △서버·네트워크를, '그 이후 10년'간의 사업 분야로는 △휴머노이드 △에어로스페이스 △에너지를 제시했다.

김 상무는 에어로스페이스 부문 MLCC 사업과 관련해 "사고가 나면 큰일이기 때문에 MLCC에 요구되는 조건이 훨씬 더 까다롭다"며 "그래서 그런 (요구에 충족하는) 제품을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