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시평]어닝서프라이즈 충격

머니투데이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 2024.05.16 02:03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기업의 1분기 어닝(earning)시즌이 마무리되고 있다. 매출과 순이익 실적이 시장의 평균 전망치보다 높은 어닝서프라이즈가 발생하면 주가는 대개 폭등한다. 경기가 좋은 올해 미국 기업의 EPS(주당순이익)는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했다.

최근 자료에 따르면 미국 상장회사 시가총액의 80%를 커버하는 S&P500 기업의 1분기 EPS는 전년 대비 5% 넘게 증가했다. 이 중 78%인 390개 회사가 어닝서프라이즈를 연출했다. 그런데도 실적이 집중적으로 발표된 4월 S&P500지수는 4% 이상 하락했다.

투자자에게는 최근 52년 가운데 가장 잔인한 4월이 됐다. 상당히 큰 폭의 어닝서프라이즈를 보고한 기업의 주가도 크게 하락해 충격을 줬다. 투자자들은 경악을 금치 못했다. 왜 어닝서프라이즈가 더는 잔치가 아니라 쇼크가 됐을까.

경제학은 주가가 주식의 공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고 가르친다. 매도세가 우세해 공급이 수요를 초과하면 주가가 하락하고 매수세가 유입돼 초과수요가 발생하면 주가는 상승한다. 하지만 경제학은 무엇이 주식의 공급과 수요를 결정하는지 자세히 설명하지 않는다.

파이낸스 이론에 따르면 어떤 회사 주식의 적정가치는 그 회사가 앞으로 벌어들일 돈의 현재가치로 결정된다. 기업의 매출과 순익의 성장성이 주식의 수급에 영향을 미치는 결정적 요인이라는 얘기다. 과거 아무리 훌륭한 실적을 거뒀어도 미래전망이 어두우면 주식의 수요는 감소하고 주가는 폭락한다.


S&P500 기업도 마찬가지다. 1분기 실적은 놀라웠지만 전망은 그리 밝지 못했다. 다음 분기 순익에 대한 지침(guidance)을 내놓은 기업의 60%가량이 어닝쇼크를 예상했다. 주식시장은 현재의 어닝서프라이즈보다 다가오는 여름의 어닝쇼크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이 같은 어닝서프라이즈 충격의 중심에는 매그니피센트세븐(M7) 기술주가 있다. 이들 M7 가운데 AI(인공지능) 중심주인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아마존, 구글, 메타가 최근 강세장을 이끌었다. 이 다섯 회사를 제외하면 S&P500 기업의 1분기 순익은 증가는 고사하고 2% 이상 감소했다. 이들의 분전이 아니었다면 증시는 조정의 수렁에 빠졌을 것이다.

어닝서프라이즈에도 한때 주가가 430달러에 달한 마이크로소프트 주가는 실적발표 후 390달러까지 하락했다. 아마존도 4월 고점 대비 8% 하락했고 메타는 20% 가까이 추락했다. 실적발표 후 주가가 오른 곳은 구글뿐이다.

AI 주도주의 주가가 흔들리는 것은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 때문이다. 높은 인플레이션이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자 고금리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연방준비제도의 양적긴축으로 시중 유동성도 서서히 메말라간다. 긴축은 시차를 두고 소비와 기업의 투자를 감소시킨다. 기업은 시급하지 않은 AI 투자 등을 우선 줄인다. 다음주(22일)에 발표되는 엔비디아의 실적전망이 힌트를 줄 것이다. 상승장이 시험대에 선 이유다. (김성재 미국 퍼먼대 경영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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