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윤·종훈 형제 경영권 확고히 한 한미그룹…'뉴 한미' 속도

머니투데이 구단비 기자 | 2024.05.15 15:09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차남인 임종윤·종훈 한미사이언스 사내이사./사진=머니S /사진=임한별(머니S)
한미약품그룹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가 송영숙 회장과 차남 임종훈 사장 공동대표 체제에서 임종훈 사장 단독대표 체제로 변경됐다. 경영권을 두고 갈등을 빚었던 양측이 어설픈 봉합체제를 끝내고 본격적인 형제경영으로 접어드는 상징적인 사건이란 평가가 나온다. 업계는 단독대표 개편으로 의사결정 속도가 빨라지고 책임 경영이 강화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실제 임종훈 사장은 "회사 발전에 속도를 내겠다"는 소감을 밝혔다.

한미사이언스는 지난 14일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사옥에서 임시 이사회를 개최하고 송 회장을 대표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의결했다. 이에따라 지난 3월 한미사이언스 주주총회에서 모녀와의 경영권 싸움에서 승리한 형제가 이끄는 '뉴(새로운) 한미' 체제의 가속화도 기대된다.

한미약품그룹은 올해 초 OCI그룹과 통합을 추진한 모친 송영숙 회장과 장녀 임주현 부회장, 이를 반대한 장남 임종윤 사내이사와 차남 임종훈 대표 대립했다. 표 대결에서 형제 측이 승기를 잡았지만 그룹 경영 전면에 나서는 데는 시간이 걸렸다. 주총 한 달만인 지난달 초 한미사이언스 이사회가 열리면서 형제가 이사진으로 합류했다. 한미약품 이사진으로 합류하기 위한 한미약품 임시 주총도 한 달 뒤 열린다.

결국 이번 단독체제 논의는 '뉴 한미'를 위한 형제의 결단이라는 게 업계의 해석이다. 임종훈 대표는 지난 14일 임시 이사회가 끝난 후 기자들과 만나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다"며 "(투자 유치는) 개인적으로 하는 건 아니지만 여러 가지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또 경영의 속도를 강조한 임종훈 대표의 말에서 내부 과제도 유추해볼 수 있다. 두 명의 대표가 모두 동의해야 의사결정이 이뤄지는 공동경영체제에서 빠르게 진행하기 어려웠던 회사 임직원 구조조정 등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9일 한미사이언스 부회장으로 영입된 노용갑 전 한미약품 사장이 형제를 서포트하며 인사 개편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형제 측은 과거 한미그룹에서 나간 '올드보이'를 복귀시키겠다고 강조해온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노 부회장이 사실상 임원 정리 역할로 영입됐다는 얘기가 있다"며 "불편한 동거를 끝내고 내부 안정을 위해 인사 발표가 이어질 것 같다"고 예측했다. 다음 달 예정된 한미약품 임시 주총에서는 형제를 포함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 남병호 헤링스 대표이사를 이사로 선임하는 건이 논의된다.

임종윤 사내이사는 한미약품을 △제조사업부 △국내사업부 △마케팅사업부 △개발사업부 △국외사업부와 △연구센터 등으로 운영하는 '5+1' 체제 전략을 제시하기도 했다. 형제 측이 낙점한 한미그룹의 미래 먹거리는 의약품 위탁개발생산사업(CDMO)이다. 기존 삼성바이오로직스, 셀트리온이 주력하는 항체 의약품 사업이 아닌 저분자화합물 CDMO 사업에 집중한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1조원 투자유치, 1조원 순이익 달성을 통한 시총 50조원 그룹에 진입하겠다는 포부를 이어간다"며 "현재 신약 개발을 위한 60여종의 바이오약물이 항체 생산으로 개발에 착수했다"고 전했다.

한편 한미그룹 일가에겐 상속세, 오너가 분열 부각 등 과제가 남아있다. 창업주가 타계하며 오너 일가에게 약 5400억원의 상속세가 부과됐고 현재 2644억원가량이 남은 것으로 전해진다. 3차 납부액은 700억원 규모, 기한은 이달 말까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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