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 러 "미국이 더 손해볼 것"

머니투데이 김종훈 기자 | 2024.05.14 16:44

미국, 지난해 러시아산 우라늄 120억 달러어치 수입…전년비 40% 증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연설하고 있다./로이터=뉴스1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 법안에 공식 서명했다. 우크라이나 침공 중인 러시아의 자금줄을 끊겠다는 취지다.


미국, 원자력 발전 원료 우라늄 24% 러시아 의존


백악관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 영토 내부 또는 러시아 관련 단체에서 생산된 미조사(未照射)·저농축 우라늄 수입을 금지한다는 내용의 법안에 서명했다. 미조사 우라늄은 플루토늄 등 방사성 물질 함유량이 기준치 이하인 우라늄을 가리킨다. 미조사· 저농축 우라늄은 원자력 발전의 원료로 쓰인다.

법안은 90일 이후 시행된다. 다만 우라늄 대체 공급원을 확보하지 못했거나 국익을 위해 불가피하다고 에너지부가 판단하는 경우 2028년까지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을 허용할 수 있다.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간 원자력 발전에 대한 러시아 의존도를 줄이고 궁극적으로 완전히 독립할 것"이라고 법안 취지를 밝혔다.

로이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 24%가 러시아산이다. 또 기후변화대응을 위한 비정부기구(NGO) 벨로나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은 러시아산 우라늄 120억 달러어치를 수입했다. 1년 전보다 40% 증가했다.

캐시 로저스 미 하원 의원은 지난해 12월 하원에 제출한 법안 제안서에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통해 에너지 자원에서 러시아 의존도를 낮추지 않는다면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며 2040년까지 러시아산 우라늄을 미국에서 완전 퇴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설리번은 "새로운 법을 통해 원자력 부분에서 미국은 리더십을 재확립할 것"이라며 "조 바이든 대통령의 요청으로 의회에서 조성된 자금 27억2000만달러를 통해 미국의 우라늄 농축 능력을 활성화하고 원자력 부문을 장기 성장시키겠다는 메시지를 업계에 보낸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미국 캐나다 프랑스 일본 영국은 유엔 기후변화협약 제28차 당사국 총회(COP28)에서 2050년까지 전세계 원자력 에너지 발전량을 3배로 늘리기로 하고 우라늄 공급망에서 러시아를 배제하기 위해 42억달러를 공동 투자하기로 약속한 바 있다.


러시아 "우리보다 미국 피해가 더 클 것"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AFPBBNews=뉴스1

블룸버그는 미국 원자력 발전사들이 미리 우라늄을 대량으로 확보해뒀기 때문에 당장 발전에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국 최대 원자력 발전사인 컨스텔레이션은 2029년까지 가동 가능한 분량의 원자력 원료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아직 대비를 마치지 못한 소형 발전사들은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러시아 업체 테넥스로부터 우라늄을 공급받는 발전사 센트러스 에너지는 최근 연례보고서에서 러시아산 우라늄 수입 금지 조치가 사업에 상당한 위협이 될 것이고 전망했다.

러시아는 수입 금지 조치에 즉각 반발했다. 타스통신에 따르면 아나톨리 안토노프 주미 러시아 대사는 "원자력 발전을 하는 모든 국가에 대한 공격이며 국제 경제에 또 다른 충격을 안길 것"이라고 했다. 이어 "미국은 자체적으로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능력이 부족하다"며 "러시아보다 미국이 더 큰 피해를 입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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