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올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톤당 1만88달러를 기록했다. 톤당 가격이 1만 달러를 넘어선 건 분기 기준 처음으로 지난해 1분기와 비교하면 70.2% 올랐다.
올리브유 가격은 최대 생산국인 스페인 내 이상 기후에 따른 작황 부진으로 생산량이 줄면서 지난해부터 급등했다. 스페인은 전 세계 올리브유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데 1월 기온이 섭씨 30도까지 오르는 등 고온과 가뭄, 산불이 겹치면서 올리브 나무의 40%가 손실된 상황이다. 지난해 스페인의 올리브유 생산량은 66만t가량으로 평년 생산량(160만t)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에 따라 국내 주요 식품사들은 이달 초부터 B2C로 판매하는 올리브유의 가격을 올렸다. CJ제일제당은 이달 초부터 대형마트, 온라인에서 판매하는 '백설 압착 올리브유'를 30% 정도, 샘표는 대형마트에서 파는 올리브유의 가격을 평균 14% 인상했다. 동원F&B도 이달 내로 올리브유 가격을 30%가량 올릴 예정이다.
이러한 올리브유 인상 흐름은 외식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올리브유는 치킨을 비롯한 튀김, 면 요리 등 다양한 음식의 재료로 쓰여 비용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에선 치킨 한 마리를 튀기는데 들어가는 올리브유값을 평균 3000원선으로 보는데 지난해부터 7000원대로 뛴 상황이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올리브유를 원산지 판매상에게 수입한 뒤 가공해 쓰거나 일부 국내 제조사에 산다"며 "B2C 제품과 달리 시장 상황에 따라 가격이 계약 시기마다 달라져 변동성이 크기 때문에 비용 부담이 큰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올리브유 작황 부진이 장기간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 원가 압박은 커질 전망이다. 이상 기후로 생산지의 올리브 나무가 황폐화된 가운데 나무 특성상 새 열매를 수확하려면 10년 이상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전 수준의 가격으로 돌아가긴 어려워 가격 조정을 할 수밖에 없단 설명이다.
외식 프랜차이즈사 관계자는 "옥수수나 콩기름, 팜유는 올해 작황이 안 좋더라도 내년에 생산량을 늘릴 수 있지만 올리브 나무는 그렇지 않아서 예전 시세로 회복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린다"며 "올리브유는 트랜스 지방이 적고 건강에 좋다고 알려져 있어 이를 다른 기름으로 아예 바꿀 순 없고 함량을 줄이는 식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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