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코스피 시장에서 밸류업 관련주로 분류된 저(低)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들이 강세를 보였다. 금융지주사인 KB금융은 전 거래일 대비 2300원(2.9%) 오른 8만1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은 이날 장 중 8만3300원까지 솟아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삼성생명은 1.31%, 삼성화재는 2.76%, 현대차는 1.45% 상승 마감했다.
이날 저PBR 종목들이 상승세를 탄 것은 최근 정부의 밸류업 띄우기가 연일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0일 경기 화성시 소재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업체 HPSP를 방문하고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세제 지원을 언급했다.
그는 "법인세 세액공제, 배당소득세 분리과세 등을 검토하겠다"며 "가업승계가 부담되지 않도록 다양한 방안들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각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안을 밝힌 것은 아니지만 실제로 대책 마련에 나서겠다는 신호를 줬다.
그간 시장에서는 밸류업 정책과 관련해 기업들을 유인할 수 있는 세제지원 구체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지난 2일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 발표 당일에도 기대했던 유인책이 나오지 않자 시장에서는 관련 업종 주가가 하락하며 실망감을 내비친 바 있다. 지난 2일 KRX보험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2.8%, KRX증권 지수는 2.1%, 코스피200 금융 지수는 2.5% 하락했다.
금융위는 지난 2일 밸류업 공시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면서 시장 반응을 의식한 듯 "세제지원 방안은 추가 검토를 거쳐 확정되는 대로 발표하겠다"고 했다. 이후 시장이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자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다시 한 번 밸류업 정책을 강조했다.
증권가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 역시 정부의 이러한 정책 의지를 높이 사고 있다. 신영증권은 지난 8일 발간한 자료에 일부 외국계 기관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담았다. 이에 대해 박소연 신영증권 투자전략 이사는 "4월 총선 이후 동력이 떨어질 것으로 생각했는데, 정책 당국 의지가 여전히 강하고 행동주의 펀드 등 내부적 변화도 감지돼 긍정적으로 모니터링하겠다는 답변도 보였다"고 했다.
이러한 인식을 반영하듯 밸류업 관련주의 주가 흐름은 최근 상승세다. 총선 이후 동력 약화 우려에 주춤했지만 다시 강세를 보인다. KRX보험 지수는 지난달 19일 장 중 1683.66까지 내렸으나 이날 1949.79로 마감해 약 16% 상승했다. KRX증권 지수는 같은 기간 658.43(장 중)에서 733.74로 11% 가량 올랐다. 외국인은 총선 직후 코스피 시장에서 매도세를 보이다 최근에는 매수 흐름을 보인다. 외국인은 지난달 11일부터 지난 10일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2조5143억원 순매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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