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파, 다시 포성…휴전, 다시 후퇴

머니투데이 김희정 기자, 김하늬 기자, 뉴욕=박준식 특파원 | 2024.05.08 04:58
청신호가 켜진 듯했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사이 휴전 협상이 무산 위기에 몰렸다. 이스라엘군은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하마스를 겨냥해 '표적 공격'을 벌이고 있다.

7일(현지시간) 가자지구 남부 라파와 이집트를 잇는 라파 검문소 앞에 이스라엘의 탱크가 세워져있다. 2024.05.07 /AFPBBNews=뉴스1
이스라엘타임즈,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7일(현지시간) 이스라엘군은 지난해 10월 7일 하마스의 전쟁이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라파 국경을 넘어 현지로 진군했다. 하마스가 받은 휴전안이 이스라엘 측 요구를 충족하지 못해 라파 공격을 감행하겠단 공식 입장을 내놓은 직후다. 이스라엘은 하루 전 라파 남부 주민 10만명에게 칸 유니스의 인도주의 지역으로 대피할 것을 지시한 바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라파가 하마스의 최후의 보루이며, 약 5000~8000명의 전사들과 고위 지도자들이 라파에 머물고 있다고 주장해왔다.

하마스가 운영하는 국경 지역 당국은 성명에서 이스라엘 군대가 "사람과 원조의 이동을 완전히 중단시켰다"고 밝혔다. 군인들은 팔레스타인 국기를 이스라엘 국기로 교체했다. 라파 국경은 이집트와 연결되며 가자지구로 구호 물자가 들어오는 관문이었다.

이날 이집트의 알카헤라TV가 건널목에서 방영한 영상에서 총성과 폭발음이 들렸고, 탱크 소리와 헬리콥터 및 드론 소리도 들렸다. 그러나 익명의 이집트 관리는 이번 작전의 범위가 제한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스라엘 측은 작전을 마친 후 군대가 철수할 것이라고 이집트인에 사전에 알렸다.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의 지난해 10월 이스라엘 기습으로 가자지구에 억류된 피랍 인질 가족들이 6일(현지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가자지구 최남단 도시 라파 침공을 반대하며 휴전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 2024.05.06. /AFPBBNews=뉴스1
앞서 6일 하마스는 중재국인 이집트와 카타르의 휴전 및 인질 석방 제안을 받아들였다고 밝혔다. 하마스의 가자지구 부지도자인 칼릴 알-하이야는 알자지라 방송에 휴전은 42일씩 3단계로 진행되며, 2단계 휴전 중 이스라엘군의 가자지구 전면 철수가 포함되어 있다고 밝혔다. 알-하이야는 1단계 휴전 중에는 이스라엘 민간인 석방이 이뤄지며, 마지막 3단계에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 죄수 교환이 실행된다고 부연했다.

그러나 이스라엘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협상은 틀어졌다. 이스라엘 총리실은 성명을 통해 "하마스가 동의한 휴전안은 이스라엘의 핵심 요구사항과 거리가 멀다"면서 다만 "(우리는) 협상 대표단을 보내 중재국들과 이스라엘의 요구에 부합하는 합의 도출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쟁 내각이 하마스에 군사적 압력을 가하기 위해 라파에서 이스라엘군의 작전을 추진하기로 만장일치 결정했다"고 밝혔다.

6일 오전 네타냐후와의 통화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라파에서 이스라엘의 대규모 군사 공세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존 커비 대변인은 전날 오후 미국이 라파에서 민간인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는 어떤 지상 작전도 지원하지 않을 것임을 명시한 바 있다. 매튜 밀러 미 국무부 대변인도 팔레스타인 민간인을 보호하기 위한 신뢰할 만한 계획을 받아보지 못했다며 "우리는 현재 계획된 대로 라파에서의 작전을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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