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3일(현지시간) 오후 바티칸 교황청에서 유흥식 교황청 성직자부 장관(추기경)을 만나 2027년 서울서 개최되는 가톨릭 세계 청년 대회(World Youth Day·WYD) 관련 정부 차원의 지원에 대해 논의했다.
이 자리에서 유 장관은 세계 청년 대회에 대해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진 않지만 정부가 교통하고 숙박 등을 잘 검토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고 말했다.
세계 청년 대회는 전 세계 가톨릭 청년 신자들이 모이는 글로벌 성경캠프다. 일주일간 기도회와 공연 등과 다양한 현지 체험을 즐기는 가톨릭 행사로 수십만명에서 100만명이 운집하는 대규모 이벤트다. 특히 행사 마지막 전날 전 참가자들이 한 곳에 모여 하는 폐막미사가 가장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따라서 행사 개최국에선 대체로 폐막미사를 위한 공간으로 공항 활주로나 넓은 해변을 장소로 빌려주고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해 8월6일 포르투갈 리스본에서 차기 개최지를 '서울'이라고 선포한 바 있다. 2027년 대회가 예정대로 열리면 아시아 지역에서는 1995년 필리핀에 이어 한국이 두 번째 세계 가톨릭 청년 대회 개최국가가 된다.
유 추기경은 "외국에선 보통 공항 활주로에서 하지만 한국은 안보 상의 이유로 서울공항 등을 빌리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며 "교황께서 리사이클 등 환경에 관심이 많은 분이기도 해서 서울과 가깝고 공항과도 멀지 않은 김포 매립지를 개인적으론 괜찮은 후보지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교황께서 가장 강조하시는 게 '평화'인데 생태계가 살아 있는 군사분계선의 철조망 근처에서 K-팝 공연도 열고 비무장지대를 걷기도 하면서 세계에서 온 청년들이 직접 분단의 상황을 보고 체험할 수 있게 하는 것도 좋겠다"는 의견을 내기도 했다.
아울러 유 추기경은 대회와 관련한 특별법 제정 필요성도 설명했다. 이에 대해 동석한 오현주 주교황청한국대사는 "특별법이 있어야 근거가 돼서 비자와 여러 지원 문제에서 다른 부처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유 장관은 "정부에서 본격적으로 의논을 하기 시작하면 특별법 제정은 그렇게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며 "말씀하신 내용들을 돌아가서 잘 검토해서 준비를 잘 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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