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공 이후 4년째 지지부진한 GBC 공사가 다시 지연될 위기에 놓였다. 105층 고층 계획을 55층 2개로 변경하는 안 두고 현대자동차와 서울시가 의견 차이를 보이면서다.
GBC는 현대차그룹이 연구개발(R&D) 역량 강화를 위해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에 신축 사옥 등을 짓는 사업이다. GBC는 2019년 1월 '수도권정비위원회 심의'를 최종 통과했고 같은 해 11월 서울시 건축허가를 받았다. 이듬해인 2020년 5월 착공했지만 4년 가까이 지난 현재까지 초기 공정인 터 파기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서울시는 최근 설계변경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고 원안을 고수한다는 입장을 현대차그룹에 전달했다. 착공한 지 4년이 넘었고 고층 랜드마크로 이미 합의가 됐던 만큼 설계를 변경하려면 사전협상부터 다시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사전협상이란 민간사업자가 5000㎡ 이상 용지를 개발할 때 서울시와 사전에 협의하는 제도다. 용도 지역을 변경하거나 용적률을 올리는 대신 서울시는 개발이익 일부를 공공기여로 받아 지역에 필요한 시설을 확충한다. 현대차그룹은 이 제도를 이용해 초고층 계획을 세우는 대신 최상층에 일반 시민이 사용할 수 있는 전망대를 조성하는 등 공공기여를 하기로 했다. 사전협상부터 다시 진행할 경우 공공기여금이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그룹은 다시 사전협상이 진행되면 빠른 시일 안에 실제 공사를 재개할 수 있도록 협상에 임한다는 방침이다. 공사가 길어지면서 당초 건설·금융 등을 제외한 현대차그룹 주요 계열사가 GBC 완공 후 입주한다는 계획이 연기됐다. 현대차그룹 양재동 본사에 있던 현대차 제네시스사업본부와 글로벌사업관리본부 등 주요 사업본부는 강남역 신사옥으로 옮기는 등 계열사 입주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공사에 소요되는 인건비, 대출 이자 등 계속 비용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빠른 시일 안에 서울시와 합의점을 도출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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