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건보 수가협상 간담회 '보이콧'…건보 이사장 "의협 참여해주길"

머니투데이 박미주 기자 | 2024.05.03 11:52
왼쪽부터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이성규 대한병원협회 회장, 마경화 대한치과의사협회 상근보험부회장이 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이사장-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에 참석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사진= 뉴스1
임현택 대한의사협회(의협) 회장이 건강보험 수가 협상을 위한 합동간담회에 불참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협상을 위한 회의 자리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은 임 회장의 참석을 당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3일 서울가든호텔에서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관련 이사장-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를 개최했다. 공단이 내년도 건강보험 진료수가를 의료 공급자 단체 측과 협상하는 이 자리에는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 마경화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 최광훈 대한약사회장,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이 참석했다.

임현택 의협 회장도 의사단체 대표로 참석이 요청됐으나 불참했다. 이에 정기석 건보공단 이사장은 인사말에서 "가입자와 공급자 간 상호 입장을 서로 이해하는 자리도 마련해서 건보공단의 핵심 가치인 소통과 배려에 기반한 수가 협상이 되도록 할 것"이라며 "대한의사협회 임현택 회장님을 비롯한 의료업계 관계자분들도 이번 달 말까지 완료해야 하는 수가 협상에 참여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아울러 정 이사장은 "최근 3년간 재정 수지는 다행히도 흑자이지만 중장기 재정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 않다"며 "저성장 기조로 보험료 수입 기반은 약해지고 있다"고 언급했다. 또 "선진국 평균보다 많은 병상 장비, 다소 과도한 검사 의료 이용의 증가, 필수 의료 정책의 근본 재원 투입 등 급여비 지출은 앞으로 그 규모와 속도가 가히 폭발적이라고 예상된다"고 했다.

이어 "이러한 상황에서 보험 제도는 앞으로 혁신에 버금가는 변화를 앞두고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직결되는 필수 의료의 침체 위기를 극복해야 되고 지역별 의료격차를 해소해야 하고 왜곡된 의료 전달 체계를 바로세워야 한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위험도와 난이도가 높은 의료 행위는 충분히 보상받도록 수가 불균형 체계도 개선해 나가야 한다"며 "공단은 지속 가능한 건강보험 운영을 위해 전 국민이 언제 어디서든 골든타임의 진료를 제공받는 필수 의료 체계 구축과 의료 인프라 유지 및 수가 인상이 국민의 건강보험료 부담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합리적인 균형점을 찾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기석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이 3일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2025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이사장-의약단체장 합동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 박미주 기자
의료 공급자 측은 필수의료 등 수가를 높여줄 것을 요청했다. 이성규 대한병원협회장은 "그동안의 수가 협상 결과도 의료 공급의 왜곡을 야기한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는 만큼 올해의 수가 협상과 결정은 정부와 보험자의 정책 의지를 가늠할 수 있어 어느 해보다 중요하다"면서 "공단이 의료 공급의 왜곡을 개선하기 위해 좀 더 균형 있는 협상에 임해주실 것을 당부린다"고 했다. "올해 협상을 필수 의료 인프라 등 의료 공급 체계 개선을 위한 적기로 삼아야 한다"고도 덧붙였다.

이순옥 대한조산협회장은 "(분만으로) 필수의료를 맡고 있음에도 수가가 1건당 67만원으로 너무 낮아서 폐업할 위기에 처해 있다"며 "필수의료 분야에서 2500명 정도가 출산을 돕고 있는데 어려운 시기 (분만을) 맡을 수 있게 수가를 조정해주시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광훈 대한약사회장은 "코로나19 이후 현재까지 전대 미문의 의약품 수급 불안정 및 품절 사태를 겪고 있는 일선 약국의 현장 상황은 어렵다"며 "국민 건강 증진에 헌신한 약국에 대하여 조금이나마 적정한 보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정책적 배려가 어느 때보다도 절실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려운 경제 여건을 고려해 가입자의 부담은 줄이면서 공급자에게 헌신과 희생만 요구하면 이는 향후 더 큰 문제를 초래하고 우리나라 건강보험의 건전성과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는 데 커다란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고 했다.

윤성찬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의사들의 숫자가 약 13만명 정도 되고 한의사들의 숫자가 3만명 정도 되는데 그 비중에 비해서 한의 의료기관이 차지하고 있는 건강보험 진료 수가가 약 3%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한의학에 대한 수가 적용 비중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마경화 대한치과의사협회 부회장은 "미래의 건강보험 재정에 너무 걱정을 하면서 현재 막힌 곳을 너무 방치한 것은 아닌가 한다"며 "큰 구멍이 뚫린 것은 별도의 재정으로 투입해서 막을 수 있지만 그 외에 여기저기 작은 구멍들이 뚫려 있는 것은 수가 조정을 통해서 단비를 내리게 해서 이 부분을 해결해야 된다"고 말했다.

공단은 이날 간담회를 시작으로 5월 셋째 주부터 의약단체와 본격적인 협상체제에 돌입한다. 국민건강보험법 제45조에 따라 오는 31일까지 수가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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